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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 중년의 이름으로
동양에세이/ 중년의 이름으로
  • 동양일보
  • 승인 2019.02.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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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호 청주시흥덕구 민원팀장

 

“아이고, 어깨야…”, “아이고, 목이야…”, “에고고, 허리야…”
눈도 뜨기 전에 입에서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 언제부터였을까? 나에겐 다가오지 않을 것만 같던 몸의 이상 징후들. 병명에는 나오지 않을 “나이 들면 누구나 다 그런 겨…”라는 위로되지 않는 위로의 말을 듣게 되는 순간이 나에게도 곧 닥쳐오리라는 것을 꿈엔들 생각했을까. 그저 남의 일로만 알았던 나의 당연한 어리석음을 애써 외면해 본다.
요즘 부쩍 주변에서 누가 아프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병명도 명확하다. 한숨이 먼저 나온다. 안타깝다. 마음이 아려온다. 그들도 꿈엔들 생각했을까. 황금돼지가 그들 품에 안겨 병마를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들 곁으로 예전 모습 그대로 씩씩하게 돌아와 주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신들께 빌어본다.
난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젊은 시절의 하루와 지금의 하루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난 달라졌을까? 피상적으론 그랬으리라 생각되지만 아마도 많이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꿈이 없는 삶이었으니까. 
지금까지 무엇을 향해 이토록 달려왔는지 어느 날 문득 머릿속을 ‘?’가 헤집어 놓았다. 그런데 ‘!’를 아직 찾지 못했다. 소설 속에서, 드라마 속에서, 영화 속에서, 하염없이 등장하는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누굴 위해 사는가?’. 누구나 궁금해 하고 고민하는 ‘나’라는 존재의 답을 찾기가 힘들었다. 아니 어설픈 답들은 있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나’의 존재에 대한 ‘!’는 울리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까지 진정으로 고민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한다. 이제 겨우 반을 살았으니 운이 좋다면 앞으로 어림잡아 살아온 만큼 살아야 한다. 요즘은 운이 좋다고 하지 않고 ‘억세게 재수 없으면…’이라고 표현한다. 암울하다. 예전엔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꿈꿨는데 그것이 현실로 성큼 다가오니 ‘억세게 재수 없으면’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클 수도, 개인의 가치관일 수도, 자연의 섭리에 반한다는 논리를 펼 수도 있을 것이다.
난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고 싶다. ‘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꿈’이라고 하면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나누어준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고정 관념이 있다. 사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그렇지만 그 꿈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여러 요인 때문에 자기의 꿈을 접고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이 또한 과거의 일이다. 과거의 인간 수명이 그리 길지 못했던 시절 말이다.
100세가 중요한 게 아니다. 분명한 건 예전보다 수명이 월등히 길어졌단 사실이다. 인생에 이모작, 삼모작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겁이 나는 건 사실이니까.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정성을 다해 심각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나만의 ‘!’를 찾고자 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인생의 일모작을 시작했다면 이젠 나만을 위한 이모작을 꿈꿔 보고자 한다. 
100세 시대가 열렸다. 더 이상 중년을 핑계대지 말자. 예전의 중년이 아니니까. 나만의 꿈을 위한 이모작의 시간. 도전의 가치가, 시간이 충분하다. 그러니 이제부터 건강을 챙겨야겠다. 시간은 예전이 아닌데 몸은 옛 시절과 같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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