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시인’ 김청미씨 첫 시집 ‘청미 처방전’…삶·약국 풍경 담아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약사 시인’ 김청미(54·사진·음성 금왕읍 음성로1230번길 6 새생명약국 대표·☏043-881-6975)씨의 첫 시집 <청미 처방전>이 나왔다. 등단 21년만이다.

그가 특별한 이유는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 뿐만 아니라 세상 속에서 덧나고 곪아버린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약’을 짓기 때문이다.

김 시인은 “약이 몸을 치유하는 것이라면 좋은 시는 마음을 치유한다는 점에서 약사와 시인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시가 사람들을 위로할 때 더 큰 힘을 갖는다고 확신하며 시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편지쓰기를 즐겼던 그는 1998년 문예지 ‘사람의 깊이’를 통해 등단했다. 이번에 발간한 책은 삶에 지쳐 있던 스스로를 위로하고, 현실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는 방법으로 문학을 택했다.

 

약국을 운영하다 보니 시를 쓸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었다는 김 시인. 1년에 5~6편씩, 20여년 동안 써온 100여편의 작품 중 62편의 시를 추려 이번 시집에 담았다.

책은 1부 ‘주머니가 된 여자’, 2부 ‘아름다운 원망’, 3부 ‘기꺼이, 즐거이’, 4부 ‘통증교환소’ 등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 사회 전반에 관한 생각을 서정적으로 빚어낸 시들을 묶었고, 2부는 약국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와 환자들의 아픈 마음조차 낫게 해주려는 사랑과 포용의 시를 엮었다.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는 3부에, 등단 직후 폭넓게 인간과 사물을 사유(思惟)한 작품은 4부에 담았다.

시인이 오랫동안 준비한 이 ‘처방전’에는 인간의 병든 마음까지 보듬어 주는 시어들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삶에 관한 성찰을 담담히 고백한다. 멋스러움을 뽐내기 보다 주변 사람들을 향한 애정을 가득 담았다. 모든 이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쉬운 시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김 시인은 “요즘 난해한 시들이 많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시를 잘 모르는 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많은 독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시집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가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시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김 시인은 전남 해남 출생으로 광주 대성여고, 전남대 약학대를 졸업했으며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천년의시작·9000원·112쪽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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