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청주시는 일제강점기 때 묻힌 남석교 정밀진단을 오는 21일부터 실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사업비 2000만원을 들여 구조 안전진단 업체를 통해 남석교 지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시추(3공)와 분석 작업을 벌인다.

안전진단을 통해 남석교가 묻히는 과정에서 복토를 했는지, 진흙에 매몰됐는지 등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시는 남석교가 매몰돼 있는 육거리시장 일원 상인과 시민의 불편이 없도록 야간에 시추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육거리시장 상인들의 동의를 거쳐 일부 상판을 걷어내고 강화 유리 시공 등 다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투명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읍성 남문 밖에 있던 남석교는 2004년 청주대 박물관의 발굴조사 결과 길이가 80.85m로 확인되면서 조선 시대 이전 돌다리로는 국내에서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3행 26열의 돌기둥을 세운 뒤 널빤지처럼 다듬은 화강석을 이어놓은 모양새다.

고려 시대 축조설이 가장 유력한 남석교가 땅속에 묻힌 것은 일제강점기 때다.

남석교 밑으로 흐르던 무심천 물길이 1906년 대홍수로 바뀌면서 다리 바닥에 흙이 쌓이자 일제는 1932년 석교동 일대 제방 공사를 하면서 남석교를 흙으로 묻어버렸다.

예로부터 남석교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건강을 기원하는 답교놀이가 행해졌는데, 일제가 도시 정비를 내세워 실제로는 민족문화를 말살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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