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음악가 작사·작곡한 교가 19개교 사용

충북교육청  /자료사진
충북교육청 /자료사진

 

(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충북도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일제 강점기 잔재 청산을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친일을 청산하는 등 학교문화를 개선할 예정이다.

도교육청은 먼저 일제 강점기 식민정책의 일환으로 학교에 심어진 일본 향나무(가이즈카 향나무)의 교목지정을 해제했다.

'가이즈카 향나무'는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1909년 1월 대구 달성공원에 순종 황제와 함께 첫 기념식수를 했고, 이후 '일제 식민지의 상징 나무'로 알려졌다.

도내에서는 모두 5개교가 이 향나무를 교목으로 사용했으나 모두 다른 나무로 바꿨다.

청주 석교초는 은행나무, 청주 가덕초는 목향나무, 청주 용담초와 단양 가평초는 각각 소나무로 바꿨고 영동 황간고는 교목 지정을 해제한 뒤 지정하지 않았다.

또 교육청은 '훈화, 훈시‘, ’별책‘ 등 교육현장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일본식 한자어나 일본어 투의 말들은 순화된 우리말로 사용하도록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훈화와 훈시의 경우 ‘(학교장, 선생님)’ 말씀으로 별책은 ‘딸림책’, 공람은 ‘돌려봄’ 등으로 바꾼 것이다.

특히 친일 문화 청산을 위해 친일 음악가들이 작사, 작곡한 도내 초·중·고교의 교가를 전수조사한 뒤 바꿀 계획이다.

도교육청이 376개교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2개교와 중학교 8개교, 고등학교 9개교 등 19개교가 친일 음악가들이 만든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고 있다.

충주의 국원고와 충주여중·여고 등 3개교가 이은상이 작사하고 현제명이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충주 충일중의 경우에는 현제명이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 청석고와 충북여중, 진천 옥동초는 김동진이 작곡한 교가를, 진천 한국마이스터고와 청주 대성고, 청주여중은 이홍렬이 작곡한 교가를 각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괴산 명덕초와 단양중, 제천여중, 제천중, 제전여고 충주 주덕중, 주덕고, 영동 학산고, 청주 신흥고 등 9개교는 김성태가 작곡한 교가를 사용했다.

현제명,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 등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고, 이은상은 친독재 논란을 빚고 있다.

도교육청은 전수조사를 마친 뒤 친일 음악가들이 작사, 작곡한 교가를 다른 노래로 교체해 나갈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3·1운동 100년을 맞아 아직도 남아있는 친일을 청산하는 등 학교 문화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친일 음악가들이 만든 교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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