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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제2, 3의 권영진 대구시장은 없나
동양칼럼/제2, 3의 권영진 대구시장은 없나
  • 김영이
  • 승인 2019.02.19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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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5.18 망언 파문이 갈수록 일파만파다. 최근의 자유한국당 발 폭주열차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전당대회 날짜와 겹쳤다고 음모론을 제기한 게 시동이다. 그러더니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는 듣기 거북한 거짓과 망언을 쏟아 내며 브레이크 없는 열차가 됐다.

비록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일탈 행위로 치부할 수 있지만 전당대회를거치면서 드러나는 극우화는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열린 두 번째 합동연설회는 고성과 욕설로 뒤범벅이 됐다고 한다. 이를 두고 한 유력 보수언론마저 2%의 태극기 부대가 연설회마다 몰려다니면서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것에 대해 “한국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고 내부 사정을 전했을 정도다.

실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폄훼 논란으로 징계위에 회부된 김진태 의원 지지자들의 고함과 욕설 탓에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비대위장인 그에게 ‘빨갱이’라는 원색적 비난도 쏟아졌다. 오세훈 후보에게도 ‘빨갱이’ 딱지가 붙었다. 황교안·김진태 후보가 등단할 때는 야유가 없었다. 이를 보면 연설회장을 ‘접수’한 극우 당원들의 눈 밖에 나면 빨갱이로 낙인찍히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인 것 같다.

5.18 망언을 쏟아낸 당사자들이 진정한 반성과 사과는 커녕 되레 태극기 부대에 기대 활개치는 것은 민주화운동으로 결론 난 5.18을 부정하고 광주시민을 능멸하는 행위다.

5.18 망언의 중심인물인 지만원 씨는 이번 공청회에서 ‘광주는 우리의 적’이라고 할 정도로 극도의 적개심을 드러냈다. 이것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다가오는 전당대회, 더 나아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지지층 끌어들이기라는 고도의 술책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히 북한군 개입이 대법원 판결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입증됐는데도 이들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을 일삼는 것은 최근 오른 지지율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자명한 것은 아무리 지지율이 오른다 해도 시대정신을 저버린 망동을 용납하는 그런 어리석은 국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김진태 의원 지역구인 춘천에서는 ‘춘천 망신 김진태 추방 범시민운동본부’가 발족했다는 씁쓸한 소식도 들린다.

우리가 이 땅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는 것은 일제 항일투쟁에서부터 6.25전쟁, 4.19의거, 월남전, 유신, 5.18,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수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태극기 부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들만이 대한민국을 지킨 게 아니다. 도리어 그들이 흔드는 태극기가 극우와 국론 분열의 도구로 변질돼 진짜 태극기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까 두렵다. 더 이상 혐오를 팔아 지지를 얻는 기술자들이 아니길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권영진 대구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보낸 글이 가슴을 울린다. 한국당의 마지막 텃밭인 보수의 심장, 대구의 시장이 한국당 3인방 망언에 대해 광주시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제명에 적극 찬성 입장을 보였다는 점은 분명 소신 행동이다.

권 시장은 “저희 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저지른 상식 이하의 망언이 5.18 정신을 훼손하고 광주시민들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드린 점,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시장으로서 광주시민들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광주와 대구가 맺은 달빛동맹(대구 뜻하는 ‘달구벌’과 광주의 ‘빛고을’ 앞글자 합성어)이 위축되거나 약화돼서는 안된다”며 “대구와 광주시민들간 연대와 상생협력을 더욱 단단하게 해 역사 왜곡과 분열의 정치가 발 붙이지 못하게 하자”고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권 시장의 격려가 큰 힘이 된다”며 “대구 2.28과 광주 5.18이 민족 운동사의 새로운 전기가 됐듯 오늘날 우리의 연대가 왜곡된 역사를 정의 위애 바로 세우는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권 시장의 행동은 극우가 판치고, ‘저딴 게 대통령이냐’는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이 판치는 세상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그 용기는 참으로 가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망언 경쟁을 엄히 꾸짖는 건전한 보수, 제2, 3의 권영진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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