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1m²당 30원씩 지력 향상 지원금 제공
소 사료용 곤포 사일리지 줄이려면 더 늘려야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볏짚을 거둬 만드는 소 사료용 곤포 사일리지가 볏논의 토양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지적과 관련, 지자체의 ‘지력 향상 지원금(볏짚 환원사업)’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1일자 1면

농가들이 볏짚을 거둬 소 사료용 곤포 사일리지를 만들면서 볏논의 토양환경이 갈수록 악화되자 지자체에서 ‘지력 향상 지원금(볏짚 환원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볏짚을 토양에 돌려주는 대신 곤포판매로 얻을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는 농가에 보전금을 지원해주는게 핵심 골자다. 공주·논산지역 농민과 농정관계자들은 지원액 규모 및 참여 농가를 늘릴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9일 공주시에 따르면 볏짚 환원사업 참여 농지 1m²당 30원씩 지력 향상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주시 수도작 농업 면적 6000㏊ 중 지난해 8㏊가 참여했고 2400만원이 지원됐다.

논산의 경우도 1만1000ha중 33ha에 1억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이 지원액이 턱없이 적고, 참여농가가 너무 적어 환원사업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논 1필지(1200평)당 쌀 수확량은 평균 21가마니. 80kg짜리 쌀 판매가격을 19만원으로 보고 이를 시장수익으로 환산하면 400만원 안팎이 된다.

논산평야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씨는 “같은 면적에서 얻을수 있는 곤포 판매수익이 쌀 판매액의 10%대인 31만~45만원”이라며 “쌀값 하락으로 한푼이 아쉬운 농민들은 이 수익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일부 지자체에서는 축산농가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생볏짚의 조사료 사용을 정책적으로 권장하면서 곤포사일리지 포장 비닐류 구입비용을 축산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공주·논산시의 농정 관계자는 “농민들이 볏짚을 곤포로 만들어 파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력 향상 지원금을 현행보다 대폭 올려 현실화 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농가들이 곤포로 만들어 팔더라도 최소한 2~3년에 한번씩은 볏짚을 토양에 돌려줄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벼농사를 지은 토양은 볏짚을 잘게 잘라 뿌린 뒤 20여cm 깊이로 갈아 엎어야 지력을 유지한다.

땅속의 볏짚은 분해 후 질소, 인, 칼륨, 규산 등 다양한 양분으로 바뀌면서 유기물의 함량을 높여주고 통기와 보수력을 크게 증대시킨다.

농가에서 볏짚을 곤포로 빼가더라도 최소 2~3년에 한번씩은 토양에 돌려줘야 건강한 땅심을 유지 할 수 있다.

또한 볏짚을 수거해 간 논에는 헤어리베치, 호밀, 보리 등과 같은 겨울철 녹비작물을 재배해 부족한 유기물을 보충해 주는 농법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볏짚을 수거한 축산농가가 부산물로 나오는 축산퇴비를 볏논에 되돌려 주는 ‘경축순환농법’도 제시하고 있다. 논산·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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