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미세먼지의 공습이 재앙 수준이다. 특히 충북은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미세먼지의 고장‘이라는 오명을 쓸 지경이다.

최근 전국이 미세먼지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충북은 대기질 농도 전국 최악이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세웠다.

25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나쁨’이상의 수준을 보였다. 이 가운데 충북이 106㎍/㎥까지 치솟아 ‘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이날 청주·증평·진천·괴산·음성 등 중부지역 5개 시·군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미세먼지(PM-10) 농도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세종·충북·충남·대전·전북이 ‘나쁨’을 기록했는데 충북이 두 번째(92㎍/㎥)로 높다.

지난 24일 미세먼지 농도는 청주 복대동 107.0㎍/㎥, 용암동 106㎍/㎥을 기록했다.

앞서 23일에도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해제됐으나 충북은 제외됐다. 지난 22일에도 전국에서 대기질이 가장 나쁜 곳 중 하나로 지목됐다. 21일 초미세먼지 농도는 84㎍/㎥로 ‘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닷새 기준을 보면 충북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보다 오히려 높다.

충북의 경우 제천·충주·괴산·보은으로 이어지는 차령산맥이 대기흐름을 가로막아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 날아온 스모그와 충남에 집중된 화력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기가스가 바람을 타고 충북으로 오는데 백두대간을 넘지 못하고 공중에서 정체되다 보니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것이다.

행정기관의 느슨한 미세먼지 대책도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청주지사 열병합발전소의 액화천연가스(LNG)교체 사업 지연도 한 요인이다. 벙커C유만을 연로로 사용하는 곳은 청주지사가 유일하다.

그동안 중국 탓을 많이 해왔으나 시카고대 연구팀이 얼마 전 중국 주요도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4년 사이 32% 떨어졌다고 발표하면서 적어도 최근은 중국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중국은 2014년 공해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하고 제철소를 줄였으며 차량 통행을 통제했고 석탄난방금지, 석탄광산 폐쇄 등 강력한 조치들을 시행해왔다.

미세먼지 폐해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 대책은 그저 외출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 차량2부제 등 가장 기본적인 것밖에 없다. 보다 과감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기적인 땜질식 처방을 내놓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과감하고 종합적인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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