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한국교통안전공단충북본부 부장

 

(동양일보) 2015년 교통사고 이슈 중 하나인 ‘청주 크림빵사건’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유달리 온 국민이 공분했고 안타까워 한 크림빵 뺑소니사건은 임신한 부인을 위해 케이크 대신 크림빵을 사서 귀가하던 어느 한가장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물론 네티즌수사대, 시민들도 마치 자신의 일처럼 가해자를 잡을 수 있는 단서를 찾으려 주변 CCTV 영상을 보정해 가며 밤새웠다는 소식은 이 사건이 사회에 미친 영향이 컸다는 방증이다. 그럼 왜 우린 2015년 청주 크림빵 뺑소니사건에 공분하였을까? 그건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금기를 넘어 ‘음주운전’과 ‘뺑소니’를 동시에 저질렀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의 폐해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술 한 잔 쯤이야’,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과신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는 것이다. 한국은 사회통념상 술에 대해 관대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심신미약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술로 인한 많은 과실을 덮어두곤 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22살 한 청년의 주검을 지켜봐야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몰려온다. 피어보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난 청년의 슬픈 사연은 ‘윤창호법’이란 음주운전 처벌강화 법을 만들게 된 지금의 현실에 어른의 한사람으로 미안하고 또 미안함에 고개 숙여 사죄하고 싶다.

충북의 음주운전도 좌시 할 순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충북의 음주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835건으로 53명이 사망하고 4876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통계가 있다.

또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뺑소니사고는 지난해 227건으로 금년 4월 중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추돌사고 운전자를 제외한 226건의 운전자는 모두 검거해 사법처리하였음을 발표했다. 특히 2013년부터 6년간 41건의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는 모두 붙잡아 100% 검거율을 달성했고, 올해 1월 13일 충주 주덕에서 발생한 무면허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 역시 검거하여 무면허뺑소니 사고에 대해서는 한 치의 빈틈도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뺑소니 사고 역시 반인륜적 패륜행위로 치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뺑소니사고 사망자 중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았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까… 순간의 잘못된 판단 하나로 고귀한 생명을 길바닥에 버리는 일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죄악이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일 경우 뺑소니로 이어질 확률이 많다고 한다. 이 조합의 연결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내일을 기약하게 될 것이다.

흔히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하면 업무상 과실치상이나 과실치사로 처벌 받게 되지만 무면허나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란 항목으로 처벌받게 된다.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도 도로교통법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란 용어를 본다면 그 경중을 짐작하고 남음이 있으리라 사료된다.

기해년 한해는 충북에서 음주운전과 뺑소니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희망뉴스를 꼭 듣고 싶은 건 나 혼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교통안전! 서로를 배려하고 교통법규 준수만으로도 따뜻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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