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충북대학교 교수

박병호 충북대교수

(동양일보) 지난 1월 29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충북선 고속화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본래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의 후반기 사업에 반영돼 2017년 KDI 예타가 추진되었으나, 경제성 평가지표인 B/C가 0.5 미만으로 나오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사업의 예타 면제는 호남고속철도 오송 분기역 유치의 논리였던 국토의 X축 고속철도망 구축을 가능케 하고, 현재 진행 중인 강호축 발전계획 완성의 초석이 될 것임이 확실하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의 조기 추진은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첫째,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국가 균형발전의 기반이 된다. 우리나라의 간선 교통축은 서울 중심으로 형성돼 국가의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구조이다.

수도권 과밀은 주택부족,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 모든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매년 투자하고 있지만 오히려 환경은 악화되고 있는 반면, 인구절벽의 위기를 겪고 있는 비수도권은 사회서비스 공급에서의 낮은 경제성 때문에 지방재정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국토 X축의 하나인 호남~충청~강원을 연결하는 강호축 개발은 우리나라 신성장축의 하나로서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고속화될 충북선은 서울을 경유하지 않고 남북한을 연결할 수 있는 대안적 간선교통축 기능을 담당할 것이다.

우리나라 철도망은 서해안선, 경부(고속)선, 중부내륙선, 중앙선, 경강선 등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을 방사형으로 연결하는 구조이며, 최근 남북한 경제협력을 위한 연계 철도망에서도 동해북부선을 제외한 경의선, 경원선 및 금강산선이 모두 서울중심 노선이다. 강호축 철도망은 통일이후 서울을 경유하지 않아도 남북한 간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수송할 수 있는 중요한 교통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 충북선은 강호축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연결되는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

물론 정부는 서울 중심으로 한반도 철도망과 대륙횡단철도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혼잡한 서울을 경유하지 않고도 우리나라 남부 지역과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보조축을 반드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즉 동해북부선을 통해 북한의 원산, 나진을 거쳐 TSR로 연결되는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국가 기간교통망 구축에도 큰 의미가 있다.

나아가 이 사업은 중국(동북3성), 러시아 등을 연결하는 환동해권 경제벨트의 중심축으로 발전함으로써 꿈의 실크레일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KTX 분기역으로서의 오송의 교통 허브기능을 강화시킴으로써 막대한 경제사회적 효과를 충북전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충북 서쪽 끝에 위치한 오송역의 지리적 한계 때문에 충북 전역으로의 파급효과 확산에 제약이 있었으나, 충북선 고속화 사업을 통해 고속철 파급효과를 충분히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부고속철도 오송역과 충북선이 반드시 직접 연결되어야만 그 효과를 배가할 수 있고, 충북에서 호남권과 수도권은 물론 영남지역, 남부내륙철도와도 연계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오송역과 충북선의 직접 연결은 고속철도를 통한 공항 이용객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 청주국제공항을 명실상부하게 중부권 관문공항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게 할 것이다. 나아가 이것은 오송역, 청주역, 신청주역, 공항역 등 역세권 개발사업도 가능케 할 것이다. 또한 충북선 고속화는 강호축의 중심지역인 청주, 충주, 제천 등을 에너지, 관광, 첨단산업 등 신성장축으로 발전시켜 국가 균형발전을 가속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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