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기 단양군청 정책기획담당관

조덕기 단양군청 정책기획담당관

(동양일보) 최근 외국인 관광객 트렌드를 분석한 글을 읽었다.

어느 외국인 일행이 열흘 동안 한국에 머무는 동안 동네 식당에서 파는 순두부찌개를 먹고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을 즐기는 등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 수다를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기사였다. 이들 외국인은 관광지의 상품화된 모습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거리 풍경에서 한국인들이 실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좋아했다고 한다.

이 기사는 관광 1번지 단양에서 근무하는 나에게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체험형, 체류형 관광을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우리 기준의 틀에 여행객의 마음을 가둬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해 말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2019 관광추세를 보니 올해 국내 여행의 흐름은 일상과 여행이 분리되지 않고 일상처럼 언제든 즐기는 여행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껏 이름난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고 맛 집을 찾아다니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작은 동네에 머물며 직접 살아보는 방식의 여행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안에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바쁜’ 여행이 아니라, 현지인에게 새 문화를 배우고 관광객과 현지인이 서로 교감하는 ‘느긋한’ 여행이 관광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관광을 벗어나 낯선 지역과 그곳의 문화를 학습하며 ‘머무는 관광’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단양은 1000만 관광시대에 접어들며 많은 관광객들이 지역을 찾고 즐기고 체험하고 머물며 추억을 쌓고 간다. 관광인프라 확충과 지역민의 노력으로 얻은 산실이라 더 소중하고 보람된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관광 단양 공무원인 나의 고민은 이제 관광객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국내 관광객과 더불어 외국인이 사랑하고 즐기며 머물 수 있는 단양을 만들어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하늘 길, 땅길, 강물길이 열리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산재하며 쉬어갈 곳이 준비된 단양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일상 속으로 들어와 공감하며 하나가 되는 관광이 접목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입이 즐겁고 잠자리도 편해야겠지만, 그들이 다가올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그들의 일상이 여행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즐거운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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