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 음성군 경제산업국장

김중기 <음성군 경제산업국장>

(동양일보)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 절씨구 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 죽지도 않고 또 왔네~ //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 (헤~)

매년 봄철 음성에서는 품바타령이 울려 퍼진다. 춤판에 모인 사람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흥에 취해 어울리며 한바탕 놀이마당을 만든다. 바로 품바축제다.

올해로 스무 돌을 맞는 품바축제는 지난해 충북도 최우수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에 2년 연속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참가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품바축제는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민선 1,2기 음성군정을 이끈 고 정상헌 군수의 제안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지역의 순수 문화예술인들이 자발적인 참여가 그 산파역할을 했다. 여러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문화예술인이 일심동체가 돼 맨몸으로 뛰고 열정을 보여주며 음성에 품바축제라는 꽃을 피웠다. 꽃동네와 거자성자 최귀동 할아버지, 자린고비 조륵 선생을 모태로 시작한 품바 축제는 사랑과 나눔이라는 정신문화축제로 승화 발전되고 있다.

축제의 시작은 미미했다. 축제에 대한 경험도 거의 없었고 턱없이 부족한 재정 형편, ‘거지축제’라는 주민들의 냉소적인 반응과 무관심은 커다란 걸림돌이었다. 이러한 여건에서도 축제를 주관한 문화예술협회 회원들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당시 군수를 비롯한 관계공무원들의 의지와 열정은 첫 축제를 무난히 치러냈다.

품바축제가 대한민국 유망축제로 2년 연속 선정되고 올해 20주년 축제를 준비하기까지 관계공무원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각고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축제 때마다 개인 주머니를 털어 성금을 내고, 헌옷가지로 의상을 만들고 숙식도 같이 하면서 밤낮없이 자신들의 시간을 아끼고 쪼개며 열과 성을 다한 결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결실을 일구어냈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이 있다. “미치지 않고서는 원하는 그곳에 도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당시 음성문화예술협회 회원들에 부합하는 말이라고 본다. 함께 참여한 모든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미친 듯 축제를 준비했고 헌식적인 봉사로 키운 품바축제는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되어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한 걸음 한 걸음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그동안 품바축제는 전국에서도 유일무이한 정신문화축제로서 그 위상을 높이면서 많은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사랑, 나눔, 배려, 봉사, 희망, 감사, 인류애 등 소중한 삶의 덕목들을 각인시켜주고 우리 조상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으로 재조명하여 신명과 웃음을 선사해주는 차별화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노숙인‧장애인‧독거노인에게 사랑과 희망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다른 축제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손색이 없다. 유니세프 기금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성금기탁이 줄을 이어 음성인들의 따뜻한 정과 나눔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품바축제가 주는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는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특색 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여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성숙되길 바란다. 훗날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세계 속의 축제로 역사에 기록되길 바란다.

올해 품바축제는 오는 5월 22일부터 5일간 음성읍 설성공원에서 열린다. 20년 전 함께 동고동락했던 그들과 품바 의상도 같이 만들어 입고서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어깨를 들썩 들썩, 춤추면서 축제를 즐겨볼 요량이다.

전국의 품바님들이시여~ 오월에 다함께 만나 한바탕 놀아봅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