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 지난 3월 1일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삼일절이었다. 그런데 삼일절이 아니라도 1년 내내 태극기가 내걸리는 마을이 있다. 주택은 물론이고 도로변, 심지어는 뒷동산에까지 태극기 물결이 펄럭이는 곳이 있다. 파주 3·1 만세 운동의 진원지였던 발랑리 마을은 당시의 기억이 자꾸 흐려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주민들이 뜻을 모아서 태극기마을을 만들었다고 한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뒷동산, 집집 대문 앞까지 온 마을에 1년 내내 태극기가 펄럭인다고 한다. 1년 365일, 영원히 내려가지 않는 태극기 걸기는 지난해 8월, 마을 대동회에서 결정했다고 한다. 이 동네에는 독립유공자가 아홉 분이나 계셔서 우리나라의 한 마을에 유공자가 아홉 분이나 계신곳은 여기밖에 없단다. 태극기를 거는데 들어간 돈이 1400만원도 십시일반 주민들이 돈을 걷었다고 한다. 발랑리에는 나라사랑의 숭고한 뜻이 하늘 높이 펄럭이고 있으니 너무 자랑스럽다는 주민들이 존경스럽다. 또한 전남 진도군에도 3‧1 만세 운동 민족 대표 33인의 뜻을 기려 10년 내내 태극기를 내거는 마을이 있다. 진도군 군내면 송산마을은 36가구 71명이 사는 작은 농촌마을이지만 안길과 집 등에 모두 100개의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휘날리는 태극기가 주민 수보다 더 많은 셈이다. 독립지사인 故 박종식 선생(1911∼1948)의 고향이다. 지난 2009년 태극기선양운동 마을추진위원회를 결성, 마을 입구에 3·1운동과 민족대표 33인을 기려 각각 31개와 33개의 태극기를 처음 걸었다고 한다. 이후 10년 동안 궂은 날이건 화창한 날이건 하루도 빼지 않고 마을 전체에 태극기가 나부끼고 있다고 한다. 이 마을 태극기를 관리하고 있는 박준범씨는 “100주년의 의미 있는 삼일절을 맞아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대한민국 전역에 태극기 물결이 넘쳐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삼일절은 특별히 100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더욱 다채롭고 열정적으로 치러졌다. 광화문광장에서 수십만의 시민들과 전국 곳곳의 행사장에서 수백만의 국민들이 손에 손에 태극기를 들고 독립 만세를 재현하여 그 함성이 하늘을 찔렀다. 모든 도시의 거리거리마다 대형태극기를 게양하여 감동을 더했다. 그러나 조금만 골목이나 주택가로 들어서면 가뭄에 콩나듯 태극기는 잘 보이지 않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삼일절날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의무요 작으나마 애국선열들에 대한 보은이 아닌가? 그러나 날이 갈수록 국경일 가정의 태극기게양세태는 안타깝게 퇴색되어 가고 있다. 각 세대마다 국기게양대가 있는데 왜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을까? 귀찮아서? 태극기가 없어서? 아니면 태극기는 지자체나 기관에서만 게양하는 걸로 알고 있어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우리 선조들은 왜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그 고귀한 목숨을 나라의 위기 때마다 나라에 바쳤는가? 역사적으로 태극기는 우리 민족과 애환을 함께 해왔다. 국난의 시절 독립과 나라사랑의 정신을 북돋울 때에도, 해방과 건국의 기쁨을 감격적으로 맞이할 때에도 온 국민은 태극기를 흔들며 감격을 함께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경일에 가정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작은 일부터 애국심을 높이는 행동에 앞장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국경일 각 가정의 태극기게양에 남녀노소, 진보, 중도, 보수, 종교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또한 만약 아직도 태극기가 없는 가정이 있다면 당장 마련하여야 한다. 미국의 바바라부시여사가 한 대학졸업식에서 축사로 “미국의 장래가 백악관에 달려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가정에 달려있는 것입니다.”라고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바 있다. 또 ‘가정은 국가의 심장이다.’라는 프랑스속담이 있다. 심장이 건강하여야 몸이 건강하듯 가정이 건강하여야 나라가 건강하다. 즉 가정에서부터 태극기를 사랑하는 나라사랑 마음을 싹틔워야 진정한 온 국민의 애국이 이루어 질 것이다. 부모는 자녀와 함께 태극기 게양을 함께 하며 태극기게양방법을 지도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각 가정의 태극기 보유실태를 파악하여 태극기보급에 힘을 기울이여야 한다. 그리고 국영방송과 주요 언론매체를 통하여 각 가정의 국기게양 홍보를 국경일 며칠 전부터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국경일마다 가정, 직장, 거리에 태극기가 전국 방방곡곡에 펄럭이는 감격스러운 모습으로 나라사랑의 분위기를 고조시켜야 한다. 삼일절 나라사랑은 청와대나 도청, 시청이 하는 게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부모와 자녀가 먼저 태극기게양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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