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나라는 잘 사는데 국민이 못 산다는 말이 있다. 쉽게 풀어 쓰면 세금이 많이 걷혀 국가가 부강한건 맞는데, 그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비슷하거나 공평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즉 세금을 많이 내는건 대기업 위주의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어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얘기가 된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열렸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대(2만795달러)에 들어섰던 2006년 이후 12년 만에 3만 달러 선을 넘어섰다.

인구가 5천만 명을 넘으면서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나라를 '30-50 클럽'이라고 한다. 미국·독일· 영국·일본·프랑스·이탈리아 등 기존 6개국에 이어 한국이 7번째로 이 클럽에 들어가게 됐다. 우리나라가 경제력 면에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소득의 불균등 심화는 내부 갈등과 정치 혼란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의 가구별 소득 격차는 2003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가구별 소득 격차가 이렇게 커지면 상당수 국민은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수도권-지방 등의 양극화도 해소해야 한다.

또한 대외적으로 앞에 놓인 난관들이 너무 많다. 조선·철강·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구조적 한계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데다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외부환경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우리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중국은 트럼프에 목이 졸려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역시 올해부터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런 파도를 헤쳐 나갈 묘안을 찾아 3만달러로 올라선 분위기를 역동성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경제주체의 창의력을 누르는 규제는 과감히 없애야 한다.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장애물들을 곳곳에서 찾아내 제거하고 국민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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