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 교원대 부설고 명문고화 추진 제안에 맞제안
충북시장·군수협의회 ‘도교육청 명문고 설립 적극 이행’ 촉구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가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한국교원대 부설 고등학교를 신개념 명문고로 육성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이와 병행해 사립 명문고 인가·지정을 함께 추진하자고 맞제안하고 나섰다.

임택수 충북도 정책기획관은 6일 충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가 제시한 명문고는 도내 우수인재의 다른 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외부 우수인재를 도내로 유입할 수 있는 전국 모집의 고교 개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임 기획관은 "대부분의 시·도에 있는 전국 모집 명문고가 충북에만 없다"며 "충북에도 명문고를 설립해야 지역 간 불균형·불평등을 해소해 교육 평준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에 세 가지를 건의했는데 첫 번째 안(자사고)만 부각됐다”며 “두 번째 안은 자사고 없는 광역자치단체에 한해 전국 모집이 가능한 2~3개의 자율학교 신규설립을 인가(지정)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임 기획관은 “세 번째 안은 자사고가 없는 광역자치단체로 이전하는 고급인력들이 해당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그 자녀의 고교입학 특례 부여 건의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충북도내에는 36곳의 자율학교(고등학교)가 있지만 도내학생만 모집이 가능하다. 인근 공주한일고(사립), 공주사대부고(국립)는 전국모집을 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도 이날 열린 충북도의회 371회 임시회 시정연설에서 “국립교원대 부설고의 명문고화는 국가와 교원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교육부와 도교육청이 명문고 설립의 제도개선을 선행하면 도교육청이 명문고 인가·지정 등 총괄책임하에 사립 명문고 유치는 도가 앞장서고 기존 고교의 인재육성은 교육청이 책임지는 등 역할분담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충북시장·군수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발표, 명문고 설립이 절실하다는 충북도 입장을 거들고 나섰다.

협의회는 "전국 14개 시·도에 58개의 명문고가 설립돼 우수 인재를 배출하고 있지만, 충북에는 명문고가 전무한 실정"이라며 "도교육청은 당초 협약한 대로 명문고 설립을 적극적으로 이행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명문고가 설립되지 않는다면) 세종시의 과학예술영재고와 국제고 등의 영향으로 충북 우수 중학생들의 유출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시종 지사는 지난달 14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만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설립 허용을 요청했다.

이것이 어렵다면 전국모집이 가능한 자율학교 2∼3개 설립을 인가해 주거나 도내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경우 주소지를 충북으로 옮기지 않고도 도내 고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수 있는 특례를 부여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명문고는 시대에 맞지 않고, 남을 따라가는 기존 모델로서는 만들 수 없다"고 지적, 충북도의 자사고 설립 추진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국가교육 어젠다의 실험학교인 교원대 부설고를 국립 미래학교로 육성하자"며 "(현재 교원대 인근에 있는) 교원대 부설고를 오송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영수·곽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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