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기 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백 기 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동양일보) 바야흐로 대도시권의 시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면적의 30%인 대도시권에 전국 인구의 80%가 살고 있다. 신성장산업의 일자리들이 대도시권역에 있고 젊은이들이 대도시권역 중심지로 모여든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소프트웨어 산업의 일자리는 서울, 인천, 대전 등 몇몇 대도시로 집중되고 있다. 대도시는 고속교통으로 확산되면서 주변 인구를 흡입하면서 도시의 광역화를 만들어간다.

대도시권은 중심도시와 주변지역이 사회 경제적으로 강하게 통합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대도시권과 그 외 지역 간의 성장의 격차가 커진다. 대도시권 안에서도 중심도시와 주변지역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대도시권은 권역내의 도시간의 알력을 미연에 방지하면서, 토지이용, 교통 등 광역적 업무에 대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지침과 방향을 얻기 위해 필요하다.

대도시권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대도시권 공간구조가 체계적인 대도시권계획의 틀 속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대도시권이 효과적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인구, 토지이용, 교통, 주택, 환경대책이 기후변화, 인구감소, 고령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의 커다란 변화흐름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뉴욕 대도시권은 경제활동 중심지로서 직주균형을 통한 외곽지역의 지역중심지 육성을 위해 일자리 공급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시민 90%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45분 이내에 직장지에 접근한다는 대중교통에 대한 분명한 정책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영국 대런던 계획은 런던 대도시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제, 교통, 환경을 통합한 광역공간계획으로 광역 생활권 통합과 광역 대중교통을 통한 중심지간 연결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일본 동경 대도시권도 도심을 비롯한 지역별 중심지를 압축개발하고 광역 대중교통을 통해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대도시권 공간구조의 효율성을 모색한다.

대도시권 관리에서 강조되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대도시권 계획은 기존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광역적인 접근이므로, 무엇보다 중심 도시와 사회, 경제적으로 통합된 실질적 영향권을 포함하는 권역 설정이 중요하다. 현재 수립되어 있는 광역도시계획권의 경우 대부분 협소하게 설정되어 있어 효과가 미흡하다. 대도시권은 그 영향권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세먼지, 광역시설 입지 갈등, 광역교통 등 광역적 사안이 커지고 있다. 기존 행정체계를 넘어서는 실질적 영향권을 고려한 확장된 권역 설정이 요구된다.

토지이용과 교통으로 대변되는 대도시권의 기본골격, 인구 및 기능의 배분, 광역적 시설의 입지 및 관리, 계획의 집행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체계 등이 대도시권계획의 주요 내용을 구성된다. 그런데 기존 광역도시계획은 계획의 내용에 있어서는 공간구조, 환경, 교통 및 인프라 등 주요 부문계획들로 구성된 종합 계획으로 마련되어 왔다. 당면 이슈에 대응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성공적 대도시권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대도시권이 당면한 이슈와 광역적 전략과제 중심으로 대도시권 계획내용을 마련해야 한다. 광역적 미세먼지 대응 프로젝트, 광역교통, 광역문화관광 프로젝트 등은 대도시권 계획이 담당해야 하는 구체적 프로젝트이다.

현재의 국토도시 정책을 대도시권계획과 관리체계로 전환해 가야 한다. 지역 간 경쟁과 갈등이 증대하고 있어 대도시권 차원의 대처가 요구받고 있다. 광역교통 통합운영, 광역 쓰레기매립지 문제, 그린벨트 해제 총량의 배분 등을 대도시권 관리정책을 통해 실효적 해법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대도시권의 계획과 관리는 지역주도의 자치분권형 추진체계가 맞는 방향이다. 지자체가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과제와 지역주민이 관심을 갖는 문제를 계획 입안단계부터 지역이 주도하는 것이 계획의 정당성과 실천성을 높이는 길이다. 대도시권은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대도시권의 계획은 여러 도시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과정과 체계가 더욱 중요하다. 대도시권계획이 행정구역을 넘어선 통합적인 계획과 관리의 정책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그 범위와 내용, 정책의 위상에서 보다 과감한 확장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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