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9일 보은군 속리산 숲체험 휴양마을에서는 노년철학 4회 국제회의가 ‘노숙년 세대·중장년 세대·청소년 세대: 3세대 상화·상생·공복 사회를 향하여’를 주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고령시대에 노년·중장년·청소년 3세대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한·일 지식인들의 철학 회의가 펼쳐졌다.

지난 7~9일 보은군 속리산 숲체험 휴양마을에서는 노년철학 4회 국제회의가 열렸다.

보은군이 주최하고 동양일보 동양포럼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노숙년 세대·중장년 세대·청소년 세대: 3세대 상화·상생·공복 사회를 향하여’라는 주제아래 개최됐다.

이번 국제회의는 한국과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지식인 20명(한국 11명, 일본 9명)이 참가했다. 14개의 발제를 한 뒤 각각의 발제에 대한 코멘트와 질의응답, 논점정리와 제안이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째 날 카마타 토지 죠지대학 교수는 그동안 제창해온 ‘옹동론(翁童論)’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노인은 아이를 내재하고, 아이는 내재화하고 있으며 그들의 생명적 연속성과 영적 계승관계를 주장했다. 그는 어린이와 노인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약함’과 ‘점정성(작지만 농밀한 지역성)’을 심화시킨다면 앞으로 인류문화와 인류문명의 중요한 재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가와 하루히사 도쿄대 명예교수는 ‘동자(童心)의 선천과 후천-진실에의 지향과 세속에의 경사’ 발제문을 통해 어린이(童子)에 시점을 두고 노인과의 관계를 생각했다. 진교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노소가 동락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길을 인정의 부활을 통한 공동선 구현에서 찾았다. 노소간 불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세대가 자주 만나서 대화하는 등 차이점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기회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병욱 경상대 교수는 ‘남명 조식의 노년기에서 보는 노인과 젊은이의 미래공창(未來共創)’에 대해, 원혜영 동국대 강사는 ‘한국 민담에서의 노인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다.

둘째 날 야마모토 교시 일본미래공창신문 사장은 할아버지-아버지-자식 3대에 걸쳐 미래공창(未來共創)을 실천하고 있는 한 제약회사의 이야기를 소개했고, 황진수 한성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세대간 갈등현상과 해소방안’에 대해, 김용환 충북대 교수는 ‘노소동행 개신윤리’에 대해 발제했다. 기타지마 기신 욧카이치대 명예교수는 일본 도미다 지역의 토착행사인 ‘무시오쿠리’를 통해 노인과 어린이의 유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오하시 켄지 스즈카의료과학대 강사는 ‘약한 개(個)와 노(老)의 철학’ 발제를 통해 ‘늙어서 철학하기’, ‘약함의 철학’에 대해 발표했다.

셋째 날 김영미 시인은 ‘노년 철문학의 가치에 대해’ 발제에서 문학교과서에 부정적 노인의 이미지 묘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네 마이코 주오가쿠인 대학 조교는 ‘비생산자로서의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인간의 존엄에 대해’ 발제했고, 성소은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 상임이사는 노년이야 말로 비종교적 영성이 발현될 수 있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조추용 꽃동네대 교수는 청년층과 노년층의 대립과 갈등 해소방안에 대해 발표했고,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는 장자와 도덕경, 도마복음 등의 경전에서 노년의 의미와 가치를 찾았고, 하라다 비교문명학회 회장은 자연학의 입장에서 노인과 어린이에 의한 미래공창을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이외에도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고령시대 노년철학 대화 정립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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