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아무리 왜놈들이 강성한들 우리도 뭉쳐지면 왜놈잡기 쉬울세라. 아무리 여자인들 나라 사랑 모를쏘냐. 남녀가 유별한들 나라없이 소용있나. 의병하러 나가보세. 의병대를 도와주세. 금수에게 붙잡힌들 왜놈시정 받을쏘냐. 우리 의병 도와주세. 우리 나라 성공하면 우리 나라 만세로다. 안사람들 만만세라.”(윤희순 ‘안사람 의병가’)



최초의 여성 의병장인 윤희순(尹熙順·1860∼1935년) 선생이 지은 ‘안사람 의병가’다. 윤희순 선생이 의병운동을 고취하기 위해 작사·작곡했던 노래들의 가사집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11일 윤희순 ‘의병가사집’을 문화재 등록 예고했다. ‘의병가사집’은 선생이 의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지은 낱장의 친필 가사들을 절첩(折帖)의 형태로 이어붙인 순한글 가사집이다.

문화재청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문집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크고, 근대 가사와 한글 표기방식 등 국어학·국문학 연구 등의 중요 기록 자료로도 가치가 크다고 평가한다.

충북의 옛 중원(충주)가 본적인 윤희순 선생은 ‘안사람 의병가’이외에도 ‘의병군가’, ‘병정가’ 등을 작사·작곡해 부르게 하고, 군자금을 모금하는 등 의병운동을 지원했다. 1907~1908년 정미의병 때는 여성들로 구성된 의병단을 별도로 조직해 활동했다. 1911년 남편을 따라 중국으로 망명한 선생은 노학당, 조선독립단 가족부대, 조선독립단 학교 등을 설립, 운영하면서 항일 운동가 양성에도 힘쓰는 등 남성의 보조가 아닌 주체적인 여성으로 항일운동을 전개한 인물이다. 정부는 공을 기려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고, 충북도는 윤희순 선생을 비롯해 충북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동상을 알리는 전시실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날 윤희순 의병가사집 이외에도 ‘매천야록’등 경술국치 직후 순절한 매천 황현 관련 자료 4건과 한양대 옛 본관 등 6건을 문화재 등록 예고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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