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지난해 우리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미투’가 아닐까 한다. 1년이 지난 현재, 우리 사회는 과연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아직도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여전한 것 같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남녀 2012명(남성 1030명, 여성 982명)을 대상으로 한 ‘미투운동 이후 사회변화에 대한 의견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74.5%, 남성 49.7%는 과거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경험한 일들이 성희롱·성폭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여성 62.0%와 남성 58.3%는 과거 자신의 말과 행동이 성희롱·성폭력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응답했다. 미투운동이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사건이 합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35.6%로 낮게 조사됐다.

향상된 국민 의식에 맞게 성범죄를 다루는 수사·사법체계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발전해야 할 것이다.

미투 운동은 이제 막 한발을 뗐다. 그동안 쉬쉬하던 성범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이 사회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권력형 성폭력 같은 성범죄를 남녀 갈등 프레임에 갇히게 해서는 안된다.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물론, 일상생활에서의 성차별 요소들도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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