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보다 약충 크게 줄고 산불발생 가능성 높여 ‘주의’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농촌진흥청은 봄철 영농시기가 다가오면서 논두렁 태우기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논두렁 태우기는 ‘해충방제에 도움이 된다’는 관행농법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논두렁에는 해충보다 익충이 더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물보호과가 지난 2월 초 전북 김제 벽골제 부근 논두렁 0.75㎡에 서식하는 미세 절지동물을 조사한 결과 해충비율은 5.5%인 반면, 익충비율은 94.5%를 차지했다.

그러나 논두렁을 태우고 일주일 뒤 같은 지역을 조사한 결과 논두렁에 미세 절지동물이 모두 줄어들었다.

특히 유기물을 분해해 농생태계의 물질순환에 큰 역할을 하는 톡토기의 경우 82.1%가 감소하는 등 익충의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과거의 자료에 따르면 논두렁을 태운 뒤 2개월이 지난 후 해충과 익충의 밀도가 거의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주변의 불을 태우지 않은 곳에서 확산돼 온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전체 203건이다. 이 가운데 논·밭두렁 태우기가 원인이 된 경우는 10.8%(22건, 2.49ha)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3건(13.75ha)로 가장 많고, 경북 40건(8.91ha), 경남 24건(2.71ha), 강원 22건(28.61ha), 전남 17건(3.48ha), 충북 14건(0.86ha), 인천 13건(0.97ha), 부산 10건(4.92ha), 전북 5건(0.28ha), 충남 4건(0.28ha), 대전 4건(0.25ha), 울산 4건(0.1ha), 세종 3건(0.52ha) 순이다.

이상계 작물보호과장은 “영농철을 앞두고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방제효과보다 건조한 봄철 산불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자제를 당부해 달라”며 “영농폐기물 등은 개별 소각 대신 지정된 곳에 배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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