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철수 작가
김형식 작가
왕철수 '미호천'
김형식 '노을'
성정원 '일회용 하루'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청주시립미술관이 충북지역 현대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각기 다른 색채를 띠는 두 개의 전시는 미술관 본관에서 14일 나란히 막을 올린다.

1층 대전시실에서 선보이는 로컬 프로젝트 ‘포룸(Four Rooms)-성정원’전과 ‘그림 그리기 좋은 날-김형식, 왕철수’전이다.

포룸은 충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작가들을 조망하는 전시로 지역의 대표적 미술가들의 현대적인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성정원·최익규·이종관·이규식 등 4명의 작가를 초청해 1년 동안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사진, 영상, 회화, 조각, 세라믹, 드로잉 등 다채로운 장르들이 넘나드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초대 작가는 성정원 작가다. 한국교원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미술과 미술교육을 전공한 그는 일상적이고 가벼운 소재들을 작품 재료로 선택해 ‘일상의 소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전시 주제인 ‘일회용 하루(Disposable days)’는 일회용 종이컵을 통해 가볍게 소비하는 일상의 이면에 담긴 정치적 욕망, 가치, 자본의 논리를 이야기 한다. 전시장 벽에 빼곡히 설치된 4000여장의 프린트된 일회용 종이컵은 자신이 사용한 음료를 마신 후 사진으로 촬영한 것들이다. 사진들을 벽에 핀으로 아슬아슬하게 고정해 삶의 한없이 가볍고 덧없음을 보여준다.

전시장에서는 4개의 영상 작품도 볼 수 있는데 이중 ‘결코 사라지지 않는(Disposables never be disposable)’과 ‘일회용 하루(Disposable days)’는 일회용 컵과 관련된 감성적이고 은유적인 부분을 시각화하며, 점토와 세라믹의 물성적인 부분을 극대화했다.

‘일회적’이라는 것에 관심을 두면서 현대인의 일상, 시간, 소통 등 매우 반복적이지만 찰나를 소비하는 모습을 친숙한 종이컵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전시는 오는 4월 28일까지.

이와 함께 본관에서 열리는 ‘그림 그리기 좋은 날’은 지역 미술사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작고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다. 고 김형식(1926~2016)·고 왕철수(1934~2004) 작가는 지역의 향토색을 고스란이 안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고 김형식 작가의 경우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나 6.25 전쟁이후 정치적 사건들에 휘말려야 했던 그의 삶을 길들이지 않은 구도와 색감, 붓 터치 등 특별한 미감으로 선보인다.

이와 반대로 고 왕철수 작가는 서정적 풍경의 대가다. 풍경과 그 속에 그려진 시간의 정취를 수없이 그려냈다. 충북을 여행하면서 그려낸 실경화들은 어느새 보는 이들의 시간과 기억을 확장 시킨다. 전시는 오는 5월 26일까지.

홍명섭 청주시립미술관 관장은 “부임 후 일 년 동안 청주미술과 작가들을 연구하며 특별하고 알찬 전시를 준비했다”며 “그간 중앙 미술계에 드러나지 않았던 청주미술사와 작가들을 드러내기 위해 연구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대 미술가들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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