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위원도 모르는 ‘특위 입장’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환경부가 '금강수계 보' 해체 방안을 제시한 이후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13일 충남도의회에선 같은 특별위원회 위원들끼리 입장 발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졌다.

도의회 금강 권역의 친환경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금강특위) 소속 오인환.양금봉.김명숙.김기서 의원들은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특위는 정부의 공주·백제·세종보 등 금강 3개 보에 대한 개방·철거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금강특위 확인 결과 갈수기에도 금강물의 5% 내외에서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초등 70t씩 흘러가는 금강물에서 3t도 사용하지 않는 만큼 갈수기에도 물 부족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이런 사실을 농민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아 보 해체에 대한 오해가 생겨나는 것"이라며 "금강보를 개방하면 수질도 좋아지고 물이 부족해지는 것도 아닌 만큼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또 "보령댐에서 예당저수지로 가는 도수로 역시 공주보의 물을 가둬 쓰는 게 아닌 만큼 보의 영향과 무관하다"며 "유구천 영향 아래 있는 주민들이 공주보의 영향을 받는 것처럼 잘못 알고 있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강특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특위 차원에서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발표라며 반발했다.

한국당 소속 금강특위 위원인 조길연 의원은 “특위 차원이 아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일방적인 발표”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강은 부여의 젖줄로 그 물로 농사 짓고 밥도 해 먹고 생활해 왔다”며 “본격적인 농사철이 되지 않았는데 농업용수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방한일 의원도 "수천억원을 들여 만든 국가시설물을 농업인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체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매년 재난과 기상 악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환경단체 말만 듣고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래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