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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차별에 찬성한다”고 외치는 정치 지도자
동양칼럼/ “차별에 찬성한다”고 외치는 정치 지도자
  • 동양일보
  • 승인 2019.03.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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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국회의원

 

김종대/ 국회의원
김종대/ 국회의원

 

(동양일보) 필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OECD의 어느 나라 대학을 가 봐도 ‘교수 식당’, 또는 ‘교직원 식당’이란 걸 본 적이 없다. 식당이면 그냥 식당이지 교수와 학생이 밥 먹는 장소가 구분되는 건 우리나라 말고 없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장교들만 간부 식당에서 모여 밥을 먹고 병사식당이 따로 있는 군대가 우리나라 말고 전 세계에 어디 있는가? 필자가 미국, 대만, 중국, 스웨덴, 스위스, 터키, 이스라엘 군 부대를 방문했는데, 단 한 군데서도 우리 군 부대와 같은 경우를 찾지 못했다. 단 한 군데서도! 어디를 가도 사단장이 병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식사하고 외국 손님도 섞이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의 우리 국방부를 방문해 보라. 엄격하게 장군 식당, 영관 식당, 간부 식당, 병사 식당으로 법 먹는 공간이 분리된다. 극단적 권위주의 국가인 북한도 이렇지 않는다. 외국의 정부 기관을 방문해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대만 경제부에서 장관과 식사를 하는데 자리가 남으니까 운전기사도 거리낌 없이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했다. 더 놀라운 일은 동행한 기업 회장이 대만의 최고 훈장을 수여 받는 대만 경제부 강당에서 벌어졌다. 앞에서 수여식이 진행되는데 뒤쪽 다과회장에서 기관의 가장 말단인 공익근무요원, 여직원 수십 명이 손님보다 먼저 차려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날 즈음에 손님 먹으라고 자리에서 물러나더니 퇴근해버렸다. 정부 과천청사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사람이 먹을 때만은 귀천이 없다는 게 세계의 보편적 인식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은 신분과 직위만으로 먹는 것부터 분리하는 이상한 문화를 끈질기게 고수한다. 옛날 시골에서 여자와 아이들은 안방에 들어와 식사를 하지 못하고 대청마루 한 구석이나 부뚜막에서 대충 식사를 때웠다. 우리에게는 밥상머리가 위계와 서열의 공간이었다. 차별 받는 입장에선 더럽고 치사한 일이다. 그러더니 밥을 따로 먹어야 권위가 유지된다는 그 발상은 어느 순간 전사회적으로 확장되어 주류 문화로 굳어졌다. 공식 행사에 귀빈석이 따로 있고, 의전 담당자는 자리 앉는 순서가 바꾸지 않도록 노심초사 한다. 나이와 직위의 의전이 한끝만 잘못되면 행사 전체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한국적 의전 문화는 종종 외국인들조차 놀라게 한다. 이렇게 뼛속까지 습관화된 분리의 문화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지속시키는 문화적 토양이다. 만일 사단장이 병사와 항상 같이 식사를 했더라면 교도소 죄수의 일당보다도 못한 병사의 봉급을 진즉 올려주었을 것이다. 2014년부터 필자를 비롯해 많은 뜻있는 전문가들이 국방부에 간부식당을 폐지하도록 설득했다. 마침내 작년 국방부는 간부식당을 없애겠다고 했다. 이후 결과는 놀라웠다. 누구도 병사의 봉급 인상을 반대하지 않았고, 병사들의 생활은 놀랍도록 개선되었다. 차별이 없어지고 인간적인 이해의 폭이 넓어지니 병영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이게 바로 미래의 인간 공동체로 나아가는 진정한 혁신이다.



이시종 충북 도지사가 전국적으로 이미 보편화된 생활임금 조례를 도의회에서 발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저임금이 유지되어야 기업이 충북으로 온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비로소 충북의 평균 임금이 전국에서 하위권에 맴돌고, 충북의 일과 삶의 균형 지표가 전국 꼴찌이며, 충북의 자살률이 부동의 1위이고, 그래서 아이를 낳지 않는 우리 지역의 현실이 이해가 간다. 누군가 밥상머리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아주 오래된 상식을 지역의 정치 지도자가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 당연한 귀결 아닌가. 한 마디만 해주고 싶다. “당신이 그렇게 차별받고 살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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