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영동교육지원청 장학사

 

김은주 영동교육지원청 장학사

(동양일보) 하루의 일과를 보면, 출근 후 바쁘게 업무를 하다보면 차분히 무언가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출근길 30분 운전 시간은 나름 여유롭고 행복한 때이다. 왜냐하면 운전하며 주변의 경치도 슬쩍슬쩍 보고,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흥얼거리고, 때로는 가사와 멜로디에 심취해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여러 가수의 노래 중 방탄소년단의 와 커피소년의 <나를 사랑하자>의 가사가 가슴에 닿았고 순간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정도)의 뜻을 가진 ‘자존감’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방탄소년단의 에는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니가 내린 잣대들은 너에게 더 엄격하단 걸 」, 커피소년의 <나를 사랑하자>에서는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어제처럼 미련한 나를 사랑하자. 거북이 느린 걸음으로 발버둥 치며 걷는 나에게 아무도 나를 보지 않아도 내 마음 지키는 나를 향한 노래」 부분이 마음에 쏙 들었다.

두 노래는 가수의 연령대와 장르는 다르지만 가사의 내용을 보면, 자신을 사랑하는 게 쉽지 않지만 중요하며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이것은 정말 가사만이 아니라 현실의 삶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자존감이 잘 형성된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단단하기 때문에 주변의 반응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또한 외부적인 보상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노력을 통해 극복하려고 한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단점에 민감하여 실수를 보이거나 애정 어린 비판에도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상대의 자존감에 상처를 내기도 하며,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원래부터 스스로를 그렇게 평가했을까? 선천적인 부분인가? 추측하건대,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며, 작은 경험을 성공했을 때도 칭찬해 주는 분위기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자, 교육자로서 나는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높여주는 선생님이었나? 하는 성찰을 하게 되었고, 학생들이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공의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개인으로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역할도 물론 필요하지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 각자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역량을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고 지원해 주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본다.

출근길에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며 『자존감 수업(윤홍균)』에서 작가가 「행복해지기 위한 온갖 방법과 글귀가 난무하지만 진짜 행복은 튼튼한 자존감에서 나온다」 라고 한 말이 크게 공감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자신에게 오늘도 즐겁게 건강하게 지내라고, 그리고 잘 생활하고 있다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어떨까. 타인에게 베푸는 배려와 친절도 필요하지만, 나에게 보내는 관용과 사랑을 먼저 실천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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