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작가 60여명의 판화 진천서 전시
김준권 작가 기획 ‘평화, 새로운 미래- 북한현대판화전’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북한의 현대 판화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 ‘평화, 새로운 미래-북한 현대 판화전’는 20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진천군립생거판화미술관과 한국목판문화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생거판화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만난 판문점 평화의 집에 내걸렸던 판화 ‘산운’(山韻)을 제작한 김준권(64·진천군 백곡면) 작가가 기획했다. 중국 랴오닝 아시아문화발전공사의 이광군 박사의 도움을 받아 1년여간 준비 끝에 작품을 한국에 들여올 수 있었다.

김 작가는 “70여년 동안 남북이 경쟁하듯 살아왔다면 이제 앞으로의 70년은 서로 닮은 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 같았다”며 “그동안 북한판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1년여간의 치밀한 준비 끝에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북한 현대 판화작가 60여명의 작품 110점이 전시된다. 길은경의 ‘일요일의 하루’, 박영호의 ‘대동강의 달빛’, 황보신 ‘추석날’ 등이다.

북한 판화 작품이 이렇게 대규모로 국내에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국내 유일의 판화미술관인 생거판화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여서 의미를 더한다.

북한의 판화는 인민 대중을 계몽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그들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찬양·고무하기 위한 ‘출판미술’ 성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한국처럼 작가 개인의 감정이 들어간 창작판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판화 미술의 흐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볼록판화 고유의 칼맛을 살려 흑백대비로 간결하게 중요 사적 등을 그린 작품 △한지에 조선 민족 풍속 생활상 등을 선묘로 각을 해서 흑색으로 찍고, 복식 등은 나중에 채색한 작품 △인쇄용지인 아트지에 북녘 산하를 웅장하게 표현한 유성다색목판화 △일제 식민지 무장투쟁, 6.25전쟁 등 그들의 영웅적인 혁명역사를 표현한 작품 △유토피아적인 행복한 일상 생활을 표현한 것 △책 속의 삽화 그림 등으로 작품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최근 남북 관계의 새로운 변화 속에서 북한 현대 판화를 소개함으로써 단절됐던 남북 판화 문화교류의 새 장을 열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며 “이를 통해 서로 평화·번영의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와 연계해 오는 30일 ‘북한 현대 판화의 이해’를 주제로 한 김 작가의 특강이 열린다. 문의=☏043-539-3607~9.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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