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매년 3월 셋째 주 수요일. 오늘은 대한민국 경제의 주역인 상공인을 격려하고 상공업 진흥을 촉진하기 위해 지정된 ‘상공의 날’ 이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경제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제외한 정보기술(IT) 산업의 수출이 최근 5년 연속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증가한 품목이 적고 규모도 작아 반도체를 이을 수출 유망주가 없어 우리나라는 IT산업 위기로 치닫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IT산업 수출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를 제외한 IT 수출액이 2013년을 정점으로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IT산업 수출액은 1996년 412억달러에서 지난해 2204억달러로 연평균 7.9%씩 꾸준히 확대됐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IT산업 수출액은 922억달러로 2010년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IT산업 수출은 2013년 1155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을 걷는 상황이다. IT산업 20개 품목 중 반도체를 제외하고 최근까지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인쇄회로기판(PCB), 측정제어분석기기 등 5개에 불과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5개 품목이 지난해 IT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에 그쳤다. 아울러 IT산업 주력 제품 가운데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액은 지난 2013년 393억달러로 총수출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제품이었으나 지난해 278억달러까지 하락했다.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146억달러로 최근 3년 새 반토막이 났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이 단기간 내 반등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올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IT산업 수출의 착시효과가 걷히면서 위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 산업 수출 위기는 우리나라 글로벌 제조경쟁력 하락과 제조기반 이탈을 보여주는 경고이다.

수출의 마지막 보루인 반도체마저 붕괴되면 우리경제는 그야말로 처참하게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인식을 바로잡고 과감한 정책전환을 통해 친시장·친기업 정책을 펼쳐 경제를 살려야 할 것이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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