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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방문기 / 사랑으로 낳은 딸, 아마누 데스타
에티오피아 방문기 / 사랑으로 낳은 딸, 아마누 데스타
  • 동양일보
  • 승인 2019.03.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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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운 충북도 복지정책과장
홍기운 충북도 복지정책과장
홍기운 충북도 복지정책과장

 

(동양일보) 나는 에티오피아에 딸이 하나 있다. 그의 이름은 아마누(Amanu, Desta) 데스타.

지난 2월 22일 나는 월드비전을 통해 그 아이를 처음 알게 되었다. 월드비전에서 보내온 한통의 문자에는 “귀하의 결연아동은 아마누 데스타입니다. 2009년 4월 15일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으며 초등학교 4학년이고 과학과 공놀이를 좋아합니다”라는 간단한 프로필과 사진이 첨부되어있었다. 사진 속의 아이는 강렬한 눈빛과 옅은 미소만큼이나 무엇이든지 잘할 것 같았지만 얼굴에는 버짐이 피어있는 등 조금은 영양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날 퇴근 후에 나는 가족회의를 했다. 나는 아내와 세 명의 딸을 두고 있다. 큰 딸은 지난해 8월 미국 텍사스 댈라스로 이민을 가서 살고 있다. 둘째 딸은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의 간호사이고, 셋째 딸은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다. 나는 가족들에게 “사랑의 점심나누기 행사로 아프리카 출장을 가게 되었고 에티오피아 어린이와 결연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했다. 나는 가족들이 “우리는 가족이 많은데 무슨 결연을 해서 새로운 인연을 맺으려 하느냐?”는 반응을 보일 줄 알았으나 가족들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비록 박봉의 공무원 가족이지만 넷째 딸이라고 생각하고, 그 아이가 잘 자라서 훌륭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자는 의견이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한반도의 5배 크기에 인구는 1억명 정도 된다. 국토는 대부분이 고원지대이며 에티오피아 커피를 다른 나라의 커피에 비교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시 유엔군(참전 16개국)의 일원으로 1개 대대병력, 총 6037명(파병 위한 훈련 또는 대기 중 병력 포함)을 파병하였으며, 122명이 전사(戰死)하였으나 단 한명의 포로도 남기지 않을 만큼 용맹한 것으로 전사(戰史)에 남아있다. 그 후 대한민국과 에티오피아는 1963년 12월 수교를 거쳐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나는 2월 26일 새벽 0시 20분 넷째 딸 아마누 데스타를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ET673편을 타고 에티오피아로 출국했다.

현지시간으로 2월 26일 오전 8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공항에 도착했다. 아디스아바바에 대한 나의 느낌은 공항에서 총을 들고 서 있는 군인이 있을 정도로 치안이 불안해 보였다. 매연으로 인해 숨쉬기조차 힘든 뿌연 하늘, 도로에서 구걸하는 남녀노소의 걸인들, 일하지 않고 놀고 있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비록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를 가슴깊이 느꼈다.

나는 호텔에서 짐을 풀자마자 한국전 참전용사공원 및 6.25전쟁 박물관을 찾아 헌화(獻花)하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그리고 생존 참전용사들을 만나 6.25전쟁 당시 보여준 그들의 용맹과 희생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호텔에 돌아와서도 잠이 쉬들지 않았다. 낮에 봤던 한국전 참전 노병의 얼굴에 남아있는 굵은 주름과 가슴에 달린 무공훈장이 눈에 어른거렸다. 다시 한 번 고개숙여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월드비전의 결연사업을 통해 우리 가족의 네째 딸로 인연을 맺은 에티오피아 소녀 아마누 데스타(오른쪽). 군치레 지역의 ‘충청북도홀’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소중한 추억의 한 컷을 찍었다.
월드비전의 결연사업을 통해 우리 가족의 네째 딸로 인연을 맺은 에티오피아 소녀 아마누 데스타(오른쪽). 군치레 지역의 ‘충청북도홀’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소중한 추억의 한 컷을 찍었다.

나는 다음날인 2월 27일 아침 일찍 넷째 딸 아마누 데스타를 만나기 위해 에네모레나 에너 와레다(Enemorena Ener Woreda)지역 군치레(Gonichire)마을로 출발했다. 군치레는 아디스아바바에서 240여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비포장길도 있어 먼지가 심하게 날리는 시골마을이다. 군치레로 가는 내내 나는 아마누 데스타를 만난다는 기대와 흥분으로 들떠있었다. 나와 아마누 데스타와의 첫 만남은 충청북도홀에서 이뤄졌다.

충청북도홀은 충북도민이 모은 사랑의 점심나누기 성금 1억5000만원을 들여 241.5㎡ 규모로 지난해에 신축되었다. 충청북도홀은 마을 주민의 숙원인 교사 양성, 건강 보건교육, 농업인 교육, 청년 직업교육 등을 위한 마을공동체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날 충청북도홀에는 결연을 하기 위해 모인 아이들과 부모님, 지역인사들로 발 디딜 곳이 없을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아마누 데스타를 찾기 시작했다. 내 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그 아이를 나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결연식은 11명의 한국 후원자와 16명의 에티오피아 아이들과의 만남으로 진행되었다.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아마누 데스타에게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결연식이 끝날 때까지 나는 아마누 데스타가 건강하게 잘 자라서 가난한 에티오피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해 달라고 마음으로 기도했다.

사랑의 점심나누기 순회모금 캠페인은 올해로 24회를 맡게 된다.

이 캠페인은 한국전에 참전한 에티오피아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가난한 에티오피아 마을을 돕기위해 1996년부터 시작되었다. 도민들의 사랑이 가난과 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티오피아에 희망의 등불로 타오를 수 있도록 많은 참여와 성원을 기대해 본다.

나는 이글을 쓰면서 간절히 기도를 드린다.

“나의 딸 아마누 데스타야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너를 위해 이 아빠는 기도하고 있을께. 꼭 너의 나라 에티오피아를 위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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