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진 충북대 명예교수

(동양일보) 매년 3월 22일은 세계의 물의 날이다. 1992년 12월 유엔은 날로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위해 47차 유엔 총회에서 매년 3월 22일을 세계의 물의 날로 정했다. 이는 건강한 물 환경을 함께 가꾸어 나가기 위한 실천과 이를 지키기 위한 절제가 필요함을 이날을 통해 다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UN에서 선포한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Leaving No one Behind)’다.

올해 주제는 물은 인간의 필요성에 의한 단순한 이용의 대상이 아닌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또 하나의 객체로 모든 사람이 함께 가꾸고 지켜줘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사회적 공유자산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물은 새로운 사회 환경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종착역으로 가는데 주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7월 1일을 물의 날로 지정해 오다가 1995년 UN의 권고를 받아들여 3월 22일로 변경했다. 국민들의 물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정부 차원의 기념식과 각종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물 이용의 양적인 측면에서는 지난 세기에 인구는 두 배로 증가하는 반면, 물 사용량은 6배나 늘었다. 급속한 도시화, 인구 집중, 이상기후에 따른 가뭄이 세계적인 물 부족을 가중시키고 있어 유네스코는 ‘물도 기후 변화나 환경 문제처럼 체계적인 협력과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UN 인구행동연구소(PAI)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연간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을 조사해 국가별로 ‘물 풍요 국가’, ‘물 부족 국가’, ‘물 기근 국가’로 구분해 분류했는데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로 지정된 이유는 국토면적이 좁고 인구 밀도가 높으며 강우량이 여름에 집중돼 이용 가능한 수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2년 OECD가 발표한 2050년 ‘물 기근’국가로 전락해 물 스트레스 수준이 OECD 24개국 중 1위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시민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약 280L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럽 국가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국민 한 사람이 하루 사용량을 10%만 줄인다면 연간 25억t 정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물 절약 방법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상식으로 하루 사용량의 1/4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세계 물의 날 행사를 전후한 우리나라 행사를 보면 ‘국제 물 산업 박람회’가 대구광역시가 공동 주최하고 환경부, 행정자치부‘ 중소벤쳐기업부’ 대한 무역투자 진흥공사‘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진흥협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의 후원으로 개최된다.

대전광역시도 물의 날 행사와 물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환경부의 물 포럼이 낙동강 유역 환경청 주최로 거행되며 통합 물관리 추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와 충북 물 포럼 토론회, 2019년 국제 심포지움으로 ‘물 환경 변화 예측을 위한 융합기술의 현재와 미래’가 대구엑스포에서 거행되며 그 외 다수의 세미나와 학술 행사가 진행된다.

20세기 국제 분쟁의 주요 원인이 석유였다면 21세기 분쟁의 원인은 물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우리의 물 낭비의 습성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우리나라의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지금이 바로 물에 대한 무관심과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물의 중요성과 수질보존에 관심을 가지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때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물 자원의 중요성과 효율적인 보존과 이용에 관심을 가지고 물을 아껴 쓰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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