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국가기상위성센터장

(동양일보) 매년 3월 23일은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지정한 세계기상의 날이다. WMO는 2019년 ‘태양, 지구 그리고 날씨를 말하다’라는 주제를 선정하였다. WMO는 태양이 지구의 모든 생명의 에너지원이고 예술적 영감의 원동력이며 인류에게 대체 에너지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태양이 기상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더불어 WMO 메시지는 지구 기온의 상승에 따른 기후와 관련된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폭염, 호우, 가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이나 북극의 빙하·해빙 감소 같이 알려져 있으나 일반 국민의 일상생활로부터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재해였으나, 지난여름과 같이 심각한 폭염피해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여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그 피해를 체감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3월이 되어 날씨도 서서히 풀려 봄이 왔음을 느끼는 요즘에도, 이러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는데, 해마다 봄철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황사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현상 중 하나이다. 황사는 사막지역에서 모레먼지 등이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위로 올라간 뒤,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과 몽골 내륙에서 산림 파괴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사막지역이 넓어지고 있어 황사역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황사의 발생과 이동경로를 알 수 있는 방법에는 기상위성을 활용한 관측이 있다. 특히, 지난해 발사하여 올해부터 정규 서비스를 실시하는 천리안위성 2A호는 기존 천리안위성 1호보다 성능이 향상되어 황사를 탐지하고 분석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현재 기상청 누리집에서 황사정보를 찾아보면 흑백으로 나오는 천리안위성 1호의 황사탐지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에서는 강한 황사가 발생했을 때, 옅은 회색 계열로 황사를 나타내기에 기상전문가가 아니라면 분석이 어렵다. 게다가 혹여 대기 하층에 낮은 구름과 함께 황사가 나타난다며 아무리 전문가라도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천리안위성 2A호는 컬러영상 관측으로 누구라도 황사와 하얀색의 구름을 쉽게 구별해 낼 수 있게 된다.

특히 기존 천리안위성 1호는 황사의 이동경로에 있는 서해상에서 구름이 발달하게 되면 황사의 탐지와 감시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개선된 천리안위성 2A호의 다양한 관측자료를 이용하면 발달한 구름 아래에 나타나는 황사는 물론 육지에서 해상으로 이동하거나 주야간에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황사의 이동경로를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천리안위성 1호보다 증가한 가시 및 적외 채널수를 이용한 24시간 실시간 관측으로 황사 강도, 발원지 정보 등의 분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고해상도 컬러영상과 산출물을 통해, 정밀해진 천리안위성 2A호의 황사 분석정보는, 예보관의 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도와 황사의 위험을 조기에 탐지하여, 그 피해를 줄이는 일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전력생산·난방 등에 널리 사용가능한 에너지원인 태양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 연구를 통해 무분별한 산림파괴로 인한 사막화, 화석연료의 사용 등으로 비롯되는 황사, 지구온난화 같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