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우체육관 외부행사 ‘전면취소’… 공연시장 ‘비상’

교육용전력을 사용해 공연·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는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 전경.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청주의 대형 공연과 행사를 도맡아 치르고 있는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이 그동안 일반용전력이 아닌 교육용전력을 사용해 수익사업을 진행한 것이 한국전력 감사에서 드러나 추징금을 물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나 학원과 같이 교육기관에서 교육용도로 사용되는 교육용전력은 일반용전력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하고 교육용도가 아니면 사용해선 안 된다.

교육용전력(을) 고압A 선택Ⅱ의 경우 기본요금과 봄·가을철(3~5월) 기준 전력량요금은 kW 당 8320원, kWh 당 80.2원으로 일반용전력(을) 고압A 선택Ⅱ보다 각각 1340원, 29.1원 저렴하다.

현재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은 계약전력 6800kW의 교육용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21일 한전 동청주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14일 2주간 진행된 한전 본사 정기 감사에서 청주대석우문화체육관이 2016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교육용전력을 이용해 40여 차례의 대형 콘서트와 행사를 치른 사실을 확인하고 수 천 만원의 면탈금과 추징금(벌금)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전은 지난해 교육용전력 사용에 대한 지적을 받은 이후에도 올해 들어 최근까지 진행된 콘서트에 대해서도 추가 징수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번 감사에서 청주대를 담당하는 동청주지사 직원에게도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공급약관 58조 3항과 세칙 41조 2·3항에는 동일 전기사용계약단위 내의 부대시설을 포함해 교육용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 중 교육본연의 목적 달성과 관련된 시설에 적용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부대시설은 후생시설 및 교육목적 수행과 관련된 부속시설로 영리목적의 상업 임대시설은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청주대는 앞으로 문제가 된 석우문화체육관에서 외부행사가 아닌 교내 행사만을 치른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종전에 잡혀있던 청풍기전국유도대회(5월), 나훈아콘서트(6월) 등 10여 개의 행사와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모두 무산된 상태다.

한전 충북본부 관계자는 “전기공급 약관에는 교육용과 일반용 계량기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 경우 통상 일반용으로 간주해 요금부과를 하게 돼 있다”며 “청주대 내의 우체국과 은행, 편의점 등은 모두 처음부터 일반용으로 신고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대 개신문화관의 경우 2016년에 석우문화체육관과 마찬가지로 교육용전력으로 수익사업을 한 사실이 한전 감사에서 적발돼 일반전력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충북도내 최대 규모로 2013년 12월 준공된 석우문화체육관(4484석)은 청주예술의 전당(1493석)과 충북도교육청 학생교육문화원(1056석) 등에 비해 월등히 넓은 주차공간과 많은 좌석을 확보하고 있어 ‘충북무예마스터십’, ‘청풍기유도대회’를 비롯해 ‘나훈아’, ‘이선희’, ‘김건모’ 등 전국단위 대형 행사와 콘서트를 유치해 왔다.

청주의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대관에 대한 정식계약이 체결되진 않았지만 이미 공연계약을 한 뒤 홍보를 하고 있는 중에 학교 측으로부터 대관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고 패닉상태에 빠졌다”며 “청주대가 부적절한 전기사용에 대한 반성은커녕 힘없는 기획사에 화풀이하듯이 대관을 전격 취소하는 행태에 몹시 화가난다”고 비난했다.

이어 “비록 체육관이 대학소유이긴 하지만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명문사학을 표방하는 청주대가 오히려 지역의 공연시장을 흔들고 시민들의 문화혜택을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주대 관계자는 “석우문화체육관은 당초 외부 행사가 아닌 교내 행사를 위해 건립했지만 여러 곳에서 대관요청이 쇄도해 어쩔 수 없이 대관사업을 진행해 왔고 교육용전력의 용도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한전이 교육용전력의 사용용도 등에 대해 안내해주거나 계도기간도 없이 추징금을 부과해 범법행위를 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1억원이 넘는 추징금과 시설비를 투자할 이유가 없어 모든 대관일정을 취소하고 임대사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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