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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국가보안법 이렇게 만들어지다
풍향계/ 국가보안법 이렇게 만들어지다
  • 동양일보
  • 승인 2019.03.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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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시인

 

이석우 시인

(동양일보) 북한은 광복과 더불어 소련군의 수중에 떨어지면서 공산화 건설작업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었다. 그들은 소련의 지시에 의해 각 도의 건국준비위원회를 없애고 노동자·농민의 인민위원회를 만들어 놓고 소련군의 입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1945년 10월 8일 북한은 소련군정에 의해‘북조선 5도인민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 10일‘조선공산당북조선분국’을 발족시킨다. 소련공산당의 분국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12월 모스크바 미·영·소 3개국 외상회의에서 결정된, 한반도 신탁통치 결정을 활용하여 반탁을 벌이는 우익인사들을 숙청하고 모든 행정기관을 장악하였다. 남한이 찬탁과 반탁으로 혼란스러움을 겪는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매우 질서적인 움직임으로 목적한 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김일성은 1946년 2월 8일‘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책임자가 되어 토지개혁과 중요산업의 국유화를 단행하고, 8월 30일에는 북조선공산당과 조선신민당 합작으로 북조선노동당을 창립하였다.

1947년 유엔총회의 남북한 총선거 실시 제의를 거부한 북한은 1948년 8월 25일에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흑백투표함 방식으로 진행하여 9월 2일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한 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한다. 남한에서 8.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를 기다림으로서 통일 정부수립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전략까지 구사한 것이다. 물론 수상은 김일성이었다. 소련군은 1948년 12월 북한에서 철수하였다.

남한은 1947년 말에서 1948년 초까지 남로당 최고사령부가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 단정단선을 반대하는 민중봉기 1948년 4월 3일 발생하였다. 국제 연합의 결의에 의해 1948년 5월 10일 총선거가 실시되었으나 제주도에서는 선거가 실종되고 말았다.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제헌회의는 7월 17일 헌법을 제정 공포하는 개가를 올린다. 1948년 8월 15일 새 공화국의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이다. 미군정을 종식시키며 새 역사를 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제주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었다. 정부는 여수의 14연대 파견을 명령한다. 1948년 10월 19일 지창수 김지회 등의 좌익 군인들이 주동되어 일으킨 여순 사태는 수립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이승만 정부에게 핵폭탄 급의 충격을 가함으로써 위기의식을 증폭시켰다.

김구는 여순 사건을 반란, 테러로 규정하며 10월 28일의 공개 담화에서 “순진한 청년들이 용서할 수 없는 죄를”범하였다고 하였다.

정부는 서둘러 12월 1일 국가보안법을 만들었다. 이것은‘반공법’이었으나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집단을 억누르는 제도로 빈번히 활용되었다. 이승만 정부는 전국의 모든 군부대에서 광복군계를 포함한 좌익성향의 군인을 제거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여순 사태 이후 군사지원을 훨씬 강화했고 주한미군 철수를 1949년 6월로 연기한다.

이 때부터 이승만의 생각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북조선인민공화국에 맞서기 위해서는 집단의 욕구를 군중 데모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그야말로 서툰‘미국식 민주주의’로는 어림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 상황은 좌익에 의해 악용당할 소지가 매우 크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반공국가’였다. 이 국가 이데올로기는 김구 등의‘민족주의’를 제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이 때 이승만이 찾고 있던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가 바로 김창룡이다. 국가보안법은 김창룡의‘빨갱이 색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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