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갈 곳 없고, 볼 것 없는 청주 질렸다" 주장

일본 유휴인에 위치한 기린코 호수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탈 청주시 러시(rush)가 심상찮다.

인터넷 카페 등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주시 작금의 현실을 비판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고 동조의 댓글도 줄을 잇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 봐선 시가 내세운 2030년 인구 105만 명 달성은커녕 현재 인구도 지키기 어렵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시민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타지인들은 전세와 월세에 주로 살면서 청주에서 돈을 벌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가서 소비를 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물어보면 청주에서 돈을 쓰고 있지만 쓸 곳이 마땅치 않다는 대답만 돌아온다"고 소개했다.

이어 "청주는 돈 벌기에는 좋은 도시지만 돈을 쓰고 재산을 축적하고 싶은 도시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라며 "일명 뜨내기 인구만 유입되고 있는 실정에 기존 충성스런 시민들도 타지에 미래의 집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살기 좋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더니 코스트코, 스타필드, 트램은 전부 남 줘버리고 허허벌판에서 아파트만 신축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쇼핑 등 여가를 보내려 해도 갈 곳이 없어 기름 값 들여 천안이나 세종 가서 물건을 잔뜩 사들고 오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많은 시민들이 즉각 댓글을 통해 동조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시민들은 "현재 형편없는 청주를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청주가 고향이지만 아이들도 크고 해서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 배정도 엉터리로 하면서 복지가 어떻고, 출산율이 어떻고,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면서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좋은 것은 남 줘버리질 않나 청주란 도시는 답이 없구나. 도대체 호구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진짜 시민의 말은 안 듣고 일부 의견만 들으니 이 모양 이 꼴"이라며 한범덕 시장의 행보에도 일침을 가했다.

청주시민의 이 같은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비슷한 규모의 자치단체와 비교해도 관광, 문화 등 기본기에서 게임이 되질 않는다.

인구 증가는 정체돼 있고 미분양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많은 시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지만 공동주택 신축은 이어지는 등 '갈 곳 없고, 볼 것 없는 청주'에 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산업화를 지나 워라밸 시대에 진입한지 오래됐지만 청주는 그 흔한 스토리텔링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일본 산촌마을 유후인에 위치한 기린코 호수가 실제 볼 것이 있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냐"며 "이웃나라 예만 보더라도 자치단체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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