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복 충북도에너지과 태양광산업팀장

(동양일보) 지난 3월 11일 충청북도 자치연수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환경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첫 강의를 가졌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는 한번쯤 강의를 해보고 싶은 생각을 항상 했었는데 드디어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기쁨도 잠시 누구보다도 긴장을 잘해서 청중 앞에서 강의하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이 많았다. 그러나 핸드 캡을 극복하는 길은 남보다 두 배의 노력과 철저한 준비를 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전하기로 했다.

빈틈없는 강의준비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유관기관 전문가의 자문과 중앙부처, 관련단체,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 수집에 나섰다. 사무실에서는 당면업무에 열중했고, 퇴근시간 이후와 주말을 이용해서 강의 자료를 작성하고 청취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내용을 적절히 조화롭게 다듬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너무 보람도 있고 만드는 재미도 솔솔 있었다. 강의 자료를 준비하면서 내가 몰랐던 새로운 분야에 대해 깨닫게 되었고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

이제는 그 동안 작성한 내용을 복습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읽어보고 나만의 강의 스킬을 만들어 갔다.

남 앞에 나가서 강의를 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철저히 준비를 하지 않으면 강의하다가 막히는 경우가 다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강의 중 돌발 사고는 오히려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결전의 날! 하루가 남았다. 강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할지 스토리 전개와 마무리 그리고 이벤트 갖는 시간을 결정했다. 첫 강의인 만큼 이벤트로 퀴즈문제를 내어 맞추는 후배에게 마음의 양식이 될 책 1권을 선물하기로 했다. 마음 같아선 모두에게 선물해주고 싶었지만 소요경비가 만만치 않아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앞으로 계속 강의가 이어진다면 점차 선물을 늘리려 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둘째딸과 상의한 끝에 혜민 스님이 지은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 최종 결정했다.

드디어 3월 11일, 숙원하던 강의시간이 되었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후 준비한 책을 선물하기 위해 퀴즈를 냈다.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어 자신 있게 59kg이라고 외쳤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즉시 나오라고 해서 준비한 책을 선물하였다. 주변에서 와우~~와~~하면서 “어떻게 정답을 맞춰지” 라고 의아해면서 놀라는 표정들 이었다. 사실은 정답하고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에 대한 관심과 후배님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강의를 시작했다. 5분정도 지나니까 목도 아프고 말도 잘 안 나왔다. 원래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안 좋아서 말을 조금하다 보면 목소리가 갈라지고 쉰 목소리가 난다. 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강의를 마쳤다. 아쉬운 점은 강의시간이 너무 짧았다. 최소한 2시간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1시간밖에 안돼서 왠지 모르게 2% 부족한 느낌이다.

강의 시간이 짧다는 생각은 뭘까? 바로 그것은 신재생에너지 전문분야에 대한 강의를 하는 것이지만 공직자 선배로서 이제까지 살아가면서 겪었던 수많은 경험들 즉 기쁜 일, 슬픈 일, 괴로운 일 등 산전수전 경험담과 공직자로서의 소신과 책임감 있는 업무추진 노하우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면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나의 첫 강의-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조금 버겁게 느껴졌지만 만족감도 들었다. 이제 도전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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