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근만/ 취재부 차장

(동양일보 곽근만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의 명문고(자율형사립고) 설립과 관련해 도내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큰 상태이다.

청주 지역에 명문고가 설립 될 경우 도내 다른 시군의 성적 우수 학생들이 이 학교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명문고 설립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지역 인재 유출’ 명분이 이들 지역의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인재 유출이 되는 셈이다.

지역 고교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명문고 설립은 성적 우수학생들의 지역 이탈현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명문고 육성은 혈연이나 학연, 지연 따위로 맺어진 관계인 연고 주의를 더욱 부축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연고주의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동안 연고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을 너무나도 많이 보고 느껴왔다.

중앙정부의 지역 인재 부재로 인한 어려움을 가장 많이 느낀 사람은 바로 이 지사일 것이다. 때문에 일정 부분 수긍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명문고 설립의 부정적인 측면을 우린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지역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과거의 인재 육성 방식 중 하나인 명문고 육성 등에서 벗어나 보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소위 SKY 대학을 나온 인재로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잘 알고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문고 설립을 통한 서열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좋은 인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서로 갈등 양상을 보이기보다는 충북도와 충북도교육청이 ‘명문고’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명품고’ 설립을 위해 같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춘 이재 개발을 위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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