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우 충북도 투자유치과

남길우 충북도 투자유치과

(동양일보) 지난 3월 29일 제천 북부출장소에서 수도권 기업 유치를 위한 시군 공조 북부권 전략회의를 가졌다. 서울 투자유치팀 주관으로 매년 권역별로 나누어 실시하는 정례 회의다. 시군에서는 투자유치 부서가 기피부서로 인사이동으로 인해 자주 담당 공무원이 바뀐다. 이에 따라, 서로 인사도 하고, 투자유치 공조로 효율성도 높이고, 애로사항도 들을 겸 개최한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지난 1월 새로이 발령 받은 분들이 4명이나 된다. 돌아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충주시에서 온 김대년 투자유치 서울사무소장이 한 말이 오래도록 귀에 맴돈다.

그 소장은 3개월 된 지금도 사막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라면서 운을 뗐다. 투자유치 걱정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주말에 집에 있는데 술 한 잔 먹고 잠을 청하려 집 앞 슈퍼에서 막걸리와 닭발을 샀다고 한다. 닭발이 너무 맛있어서 이 기업이 충주시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다음날 인터넷에서 기업을 조회해 보니, 경기 김포시 개별입지에 위치한 기업이었다고 한다. 바로 연락을 해서, 사장님 또는 총무팀 직원을 바꾸어 달라고 하니, 여직원이 누구냐고, 무슨 일로 전화했냐고 쌀쌀맞게 대꾸했다고 했다. 김 소장은 웃으며 닭발이 너무 맛있어서 전화했다고 하니, 바로 대표님과 통화가 되었고, 미팅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 이 정도의 열정이면 조만간 투자유치 전문가로 성장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처음 서울 투자유치팀에 와서 안산 등 노후 산업단지를 무작위로 돌아다니거나, 수시로 전화할 때, 문적박대나 폭언을 당한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 때 높은 신념으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우리 부서주요업무계획에 우리만의 신념을 담은 비전을 창조했다.

2018년도에는 ‘오늘 우리의 발품은 내일 도민이라는 생각’이란 비전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하였다. 이른 아침부터 투자유치 활동을 하다 보니, 기업의 문안에는 도민의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9년도는 이를 비전으로 우리는 즉시 유치하고, 반드시 유치하고, 될 때까지 유치하는 의지를 담은 팀훈도 제정했다.

2020년도에는 어떤 비전으로 우리의 신념을 표현할까를 고민했다. 순간 오래전 좋아하는 우련 신경희님의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가 갑자기 생각났다. 내가 바라는 투자유치를 이 시로 패러디하여 새로이 발령받은 시군 공무원들의 투자유치 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에 금회 북부권 공조회의에서 ‘그런 투자유치면 좋겠다’를 간절하게 말했다. 이날 서울에서 함께 근무하는 김진태 주무관이 술자리에서 즉흥으로 지어 준 해봉이란 호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바다의 봉우리란 의미로 충북 투자유치의 봉우리가 되어 달라는 의미이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런 투자유치면 좋겠다.

해봉 남길우

처음 하는 기업미팅이라

힘들지 않은 투자유치가 어디 있을까?

나는 힘들어도 투자유치의 가치를 믿는다.

그러나 그 힘듦으로 인하여

한 방울의 땀과 열정이 보람으로 둔갑되는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시련과 좌절하지 않고, 쉽게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시련과 좌절 속에 피어난 그 투자유치가 좋다.

그러나 시련과 좌절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순간을 즐기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먼 훗날,

수도권 우수기업이 우리 충북에 와서

더 큰 성공으로 춤을 추고,

우수한 일자리로 도민들이 춤추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기업의 성공이 충북의 성공이고,.

그것이 도민의 행복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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