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첫 전시회 여는 늦깎이 민화작가 백연 김정효…12~18일 보은문화예술회관 문화원전시실

김정효 작가가 2017년 대한민국 한서미술대전에서 민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미인도’.
백연 김정효 민화작가가 12일부터 보은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리는 보은동학제기념 향토작가 초대 개인전을 앞두고 이번 전시회 메인 작품인 '홍매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고교졸업 후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남편(송석복·보은군산림녹지과장)을 만나 결혼하고 육아와 살림에 전념하던 가정주부가 짬을 내 취미생활로 민화를 배우기 시작한 지 18년 만에 늦깎이 국내 정상급 민화작가로 성장해 첫 고향 전시회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17회 보은동학제기념 향토작가 개인전에 초대돼 12일부터 18일까지 보은문화예술회관 문화원전시실에서 그동안 혼을 담아 그린 민화작품 45점을 선보이는 백연 김정효(여·51·보은읍 월송로25 강변리츠빌) 작가.

그는 “전통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독창성과 창의성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어 늘 고민하고,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 작품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며 “늦게 배운 실력이지만 새색시 같은 마음으로 고향에서 우리 고유의 회화인 민화를 알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고 말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앞서 이미 2016년 충북산림환경연구소 산림박물관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데 이어 2017년 청주성모병원 갤러리에서 두 번째 전시회를 가졌다. 이번 전시회가 세 번째 개인전이지만 고향에서는 처음이다.

평범했던 가정주부가 늦깎이 민화작가로 데뷔했지만 실력은 국내 정상급이다.

201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에서 작품 ‘홍매도’로 특선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미인도’로 대한민국 한서미술대전 민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책거리’로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민화부문 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한서미술대전 지도자대상, 작가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밖에도 10여 차례가 넘는 수상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실력을 인정받은 김 작가는 지난해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 민화부문 2차 심사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대한민국 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 대한민국 민화진흥협회 충북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보은문화원 민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민화는 강렬한 오방색과 함께 작가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어우러져 그림 속에 이야기를 담는 예술이다.

김 작가는 “어릴 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것 같다. 학창시절 그림을 잘 그려 상을 많이 받은 기억이 난다”며 “결혼 후 아이 둘을 키우면서 취미생활로 집 옆에 있던 보은문화원의 한국화 강좌를 듣다 강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민화공부를 시작했다”고 민화를 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그 뒤로 청주 서원대 평생교육원 고 이명희 교수를 찾아가 본격적으로 민화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이어 서울 한국민화협회에서 개설한 민화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국내 민화의 대가 김상철 작가를 만나면서 그의 민화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김 작가는 “민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과 바림(명암을 주는 것), 색깔이 중요하다”며 “작은 작품이든 큰 작품이든 혼신을 다해 그린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민화는 국전 대상을 받은 ‘홍매도’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 중요 작품으로 내세웠다.

김 작가는 “현재 아파트에서 화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작은 꿈이 있다면 작고 예쁜 갤러리를 지어서 조용하고 평범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보은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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