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10년 맞은 극작가 한운사,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괴산 청안면 출신으로 드라마와 영화 극작가, 소설가, 작사가, 시인, 언론인 등 경계를 넘나들며 이름을 떨쳤던 고 한운사(1923~2009) 선생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본다.

변광섭(청주대 겸임교수)문화기획자, 송봉화 사진작가, 강호생 화가가 각각 글, 사진, 일러스트를 맡아 펴낸 <이 생명 다하도록>이다.

작고 10주년을 맞는 시점에 나온 이 책은 그의 인생과 그동안 발표한 작품의 주요 내용 등을 글과 사진, 일러스트로 엮은 것이다. 고향 청안의 역사·문화적 가치, 정치인·문학인·방송인·경제인 등 수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 정치 실화를 작품화했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르는 등의 시련과 고난, 죽는 날까지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직접 써 내려간 육필원고 등을 볼 수 있다. 주요 작품을 포스터, 기록사진으로 보거나 QR코드를 활용해 대표작을 직접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통치하기는 쉬워도 노예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풍채 있는 글은 만리(萬里)를 흘러가는 긴 강과 같다” 등의 어록도 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재학 중이던 1946년 등단한 그는 1948년 KBS 라디오드라마 ‘어찌하리까’로 방송에 입문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일일 TV드라마인 ‘눈이 내리는데’를 비롯해 일제의 만행과 아픔을 담은 ‘현해탄’ 시리즈와 6.25의 상처를 담은 ‘이 생명 다하도록’은 해외로 수출까지 했으며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영화 ‘빨간 마후라’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방송문화상,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각본상, 백상예술대상 극본상, KBS 대상 등을 수상했고 15녀난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변 기획자는 “청안의 한운사기념관이 관광자원으로 특화되고, 한운사예술제 등 다양한 사업이 마련되는 등 대한민국 콘텐츠의 뿌리이자 정신인 한운사 선생 기념사업이 활기를 띠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달밭, 217쪽, 2만원.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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