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한부모 가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의 한부모가 일을 해도 소득이 적은 ‘워킹푸어’ 인데다가 양육비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84.2%는 취업 중이지만 소득이 적어 근로빈곤층(워킹푸어) 특성을 보였다. 전체 가구 평균 가처분소득(389만원) 대비 한부모가족 소득 비율은 56.5% 수준으로 2015년(58.0%)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상대적으로는 형편이 더 어려워진 셈이다. 게다가 근무시간이 길어서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한 한부모 41.2%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며, 주 5일제로 근무하는 한부모는 36.1%에 불과했다. 정해진 휴일이 없는 경우도 16.2%였다.

한부모 80% 이상은 양육비·교육비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특히 중학생 이상 자녀를 둔 한부모 84.5%는 양육비·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했고, 72.7%가 자녀 진로지도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한부모가족 78.8%는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한 번도 받은 적 없다'가 73.1%, '최근에 받지 못한다'가 5.7%였다.

한부모가족의 93.1%는 협의이혼에 의한 것으로, 법적으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양육비 채권'이 없는 비율이 75.4%였다.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음에도 받지 못한 경우 양육비 청구소송 경험은 7.6%에 그쳤다.

양육비 채권이 없는 한부모 중 양육비를 정기지급 받은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지급받은 금액은 평균 월 39.3만원 수준이었다.

양육비 정기지급 채권이 있는 한부모 중 실제로 정기지급 받은 비율은 61.1%였으며, 지급받은 금액은 월 56만원 수준이었다.

금융자산, 부동산, 부채를 고려한 한부모가족의 순자산액은 8559만원이었다. 역시 2015년(6597만원)보다 증가했지만, 전체 가구 순자산의 25% 수준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8~11월 전국 한부모가족 가구주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부모의 평균 연령은 43.1세였다. 대다수가 이혼으로 한부모가 됐으며 평균 1.5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가구 구성은 어머니가 아이를 혼자 키우는 '모자가구'가 51.6%로 가장 많고, 아버지 혼자 키우는 '부자가구'가 21.1%였다. 모자와 조부모 등 다른 세대원이 같이 사는 '모자+기타가구'는 13.9%, '부자+기타가구'는 13.5%였다.

이 조사는 지난 2012년부터 3년마다 실시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은지 박사는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양육비 이행 제도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며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양육비 이행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양육비 이행 지원 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아동양육비 지원 대상을 늘리는 등 한부모가족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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