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그만 우려 먹으라...징글징글해요” 올려... 급히 삭제

정진석 의원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자유한국당 정진석(공주·부여·청양, 4선)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세월호 유족 비난 발언이 중앙정가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그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한국당은 서둘러 징계 논의를 서두르는 모양새지만 유족과 지역사회 유권자들의 분노가 쉽게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정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적었다.

같은 당 안상수 의원까지 나서 정 의원 글에 ”불쌍한 아이들 욕보이는 짓들이죠“라며 댓글로 ‘생각’을 보탰다.

이보다 하루 앞선 15일에는 차명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써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두명의 전·현직 한국당 의원이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것이다.

파문이 커지자 정의원은 “유가족한테 한 발언이 아니다. 정치권에 세월호를 정쟁으로 이용하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 뒤 “세월호처럼 침몰했다”고 답변해 구설수에 오른바 있고, 2017년에는 “노무현의 자살이 이명박 때문이란 말인가.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뒤 부부 싸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라는 글을 올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터진 악재가 더 이상 확산될 것을 우려한 한국당은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정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당 전체로 향하기 전에 신속히 진화에 나서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 고위 관계자는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민적인 아픔에 막말을 쏟아낸 데 대해 기가 막힌다. 한국당 내 다른 의원들은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세월호 망언에 단호히 조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다음 달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 징계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 윤리위는 오는 19일 회의를 열어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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