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24일부터 6개월간 전시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충남 공주 마곡사 대형 괘불이 서울 나들이를 나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4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보물 1260호 '마곡사 석가모니불 괘불탱'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6년부터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새로운 괘불(掛佛)을 소개한다.

신라시대에 창건한 마곡사는 조선시대 세조가 '만세(萬歲) 동안 없어지지 않을 땅'이라고 감탄했다고 전하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건물이 많이 훼손됐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 중 한 곳이다.

마곡사 괘불은 대웅보전 단청에 참여한 승려화가 능학과 계호, 유순, 처묵, 인행, 정인이 병자호란 이후인 1687년에 함께 그렸다. 승려와 신도 60여 명은 불화 제작에 필요한 천과 금, 아교, 먹을 시주했다.

불화 크기는 높이 11.7m·폭 7.5m이며, 무게는 174㎏이다.

거대한 화면 가운데에는 연꽃을 손에 든 석가모니불을 배치하고, 주변에 부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을 묘사했다.

유수란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석가모니불이 연꽃을 든 모습은 부처가 제자 가섭에게 말과 글이 아닌 마음으로 가르침을 전해줬다는 염화시중(拈花示衆)에서 유래했다"며 "참선 수행으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마곡사 괘불처럼 화려한 보관을 쓰고 연꽃을 쥔 부처를 표현한 괘불은 17∼18세기에 충청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제작했다. 다만 도상이 비슷해도 본존 명칭은 '노사나불'이나 '미륵불' 등으로 다양하다.

유 연구사는 "마곡사 괘불은 본존 두광(頭光) 안에 '천백억화신석가모니불'(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이라는 글자가 있어 석가모니불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며 "본존뿐만 아니라 인물마다 명칭이 기록돼 있어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배를 장식한 꽃, 보관에서 자유롭게 나는 봉황, 영롱한 구슬과 다채로운 문양이 매우 아름답다"며 "불화 상단에는 붉은 원 13개를 그리고 안에 고대 인도 문자인 범자(梵字)를 적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마곡사 괘불 전시에 맞춰 사찰 연혁과 주요 전각에 봉안한 불상·불화 정보를 정리하고, 새로 발견한 사적기(事蹟記) 원문과 번역문을 수록한 도록을 발간했다.

전시는 10월 20일까지. 다음 달 15일과 8월 7일, 9월 25일, 10월 2일에는 큐레이터가 괘불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연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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