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느티나무로 만든 지팡이 1000개 보은군에 기증

서재원 옹이 보은군에 기증하기 위해 제작한 1000개의 장수지팡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91세 노인이 직접 깎아 만든 다량의 지팡이를 보은군에 기탁해 화제다.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 서재원(91) 옹은 24일 은행나무 등을 재료로 만든 장수 지팡이 1000개를 보은군에 기탁했다.

서 옹은 지난 몇 달간 주변의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괴목) 등을 눈여겨 봐뒀다가 가볍고 튼튼한 것만을 선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성을 다해 장수지팡이를 만들었다.

보은군은 이 장수지팡이를 지역 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서 옹은 “몸이 많이 늙어 이제 귀도 잘 들리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지팡이를 만들었다”며 “평소 게이트볼을 치면서 하루 수㎞ 씩 걷는 것이 나의 건강 비결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 지팡이를 만들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이날 서 옹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면서 “이 지팡이를 사용하시는 보은군 어르신들은 더욱 건강해져 행복하게 장수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지팡이 한 개 한 개에 정성을 기울여 제작한 지팡이를 기탁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짚공예에도 조예가 깊은 서 옹은 지팡이 만드는 기술을 따로 배우지 않았지만 평소 눈썰미가 남다르고 젊은 시절 목수를 하면서 나무를 다루는 기술을 익혔다. 지난 2015년부터 장수 지팡이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까지 기증한 지팡이가 3000여개에 이른다.

서 옹은 산외면 지역 주민들에게 짚공예를 수년간 가르치고 있으며 지난 2011년에는 짚공예로 만든 쌀 항아리를 관광·공예상품공모전에 출품해 입상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보은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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