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수 편집국 취재부장

정래수 취재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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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의 8박10일간 미국출장이 끝났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묻는다. 허 시장은 시의원과 고위공무원 등과 함께 미국에 왜 갔을까. 지난 18일 대전시는 ‘지역 바이오 기업, 보스턴 진출 교두보 마련’이란 보도자료를 내고 허 시장이 현지에서 큰 성과를 낸 것처럼 자화자찬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사항이 없을 때 우린 ‘교두보’란 용어를 쓴다. 다시 말해 이번 출장에서 별다른 결과물이 없었다는 반증이다. 또한 ‘바이오산업 업무협약’과 ‘4차산업특별시 선도 정책간담회’는 국내인끼리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은 논평을 통해 “굳이 먼 나라까지 가서 우리나라 협회와 기관끼리 MOU를 체결한 사진을 보고 시민들은 아연실색을 했다"고 꼬집었다.

사실 홍역 확산과 평촌산단 LNG발전소 등 민감한 현안이 쌓여있는데도 미국 출장을 나서 정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왔던 현실이다. 해외출장의 이유가 있지만 이번엔 그 목적이 불분명했고 산적한 현안을 제쳐두고 허 시장이 꼭 나가야 하느냐는 점에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허 시장 등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외유에 대한 비판이 어제오늘 제기된 것은 아니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해외경험은 보탬이 된다. 단체장이 해외에 나가야 업무 처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그렇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처럼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태반이다. 아무리 불가피한 일이라도 현안을 뒤로하고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해외출장을 꼭 가야 한다면 일정을 최소화해야 한다. 같은 4월, 양승조 충남지사는 2박5일 일정으로 미국.프랑스를 방문해 6억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를 이끌었다. 강행군이었지만 지방 세일즈 외교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데서 양 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믿음과 신뢰는 더욱 견고해졌다.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두 단체장의 이번 행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차는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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