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심사기준 등 규칙 강화
제천·청주·옥천 속속 규칙 개정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내 지방의회 의원들의 공무 국외출장(해외연수)이 깐깐해진다.

경북 예천군의원의 가이드 폭행 파문 이후 외유성 국외연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 권고안보다 더 강화된 심사기준으로 관련 규칙 개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회는 30일 372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충북도의회 의원 공무 국외활동 규칙 전부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 규칙을 보면 ‘공무 국외활동’ 명칭을 '공무 국외출장'으로 바꿨다. 관광·외유성이 아닌 공식적인 출장이란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외출장 심사위원회 기능도 강화했다. 위원을 9명 이상으로 구성하고 도의원은 1명만 참여하도록 했다. 8명 이상이 민간위원인 셈이다.

정부가 민간위원 비율을 3분의 2 이상으로 권고한 만큼 더욱더 까다롭게 적용했다.

출장계획서는 국외연수를 떠나기 60일 전부터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출국 30일 전까지 제출해야 하는 정부 권고안보다 강화했다. 그만큼 깐깐하게 심사하겠다는 의미다.

이전에는 출국 15일 전까지만 제출하면 됐다.

단 외국 정부와 지자체 등이 공식으로 초청하거나 국제회의 참가, 자매결연 체결·교류 행사 참가 시에는 30일 전까지 제출하면 된다.

투명한 심사를 위해 국외출장 심사 기준 체크리스트를 신설하고 부당하게 지출한 경비는 환수 조치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국외연수 사후 검증 기능도 강화했다. 연수결과 보고서는 해당 의원이 직접 작성해 제출하고 평가보고회를 열도록 했다.

지난해 9월 개선 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개정 권고안보다 강도 높게 규칙을 개정한 것은 도의회가 외유성 국외연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는 2017년 7월 충북지역에 물난리가 났을 때 일부 의원들이 유럽연수를 강행해 큰 비난과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3명의 위원이 소속 정당에서 제명됐고 1명은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후 도의회 내부에서 국외연수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한층 강화한 규칙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개정 권고안보다 강화한 내용의 개선 방안을 마련했지만 부당 집행 경비 환수 경비 등을 보완하기 위해 규칙을 개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군의회도 관련 규칙 개정작업에 나섰다.

제천시의회는 지난 25일 해외연수 심사위원을 모두 민간인으로 구성한다는 내용으로 관련 규칙을 개정했다.

일정 비율은 소속 의원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정부 권고안이나 충북도의회 개정안보다도 훨씬 엄격한 내용이다.

청주시의회와 옥천군의회도 해외연수 심사기준 등을 강화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나머지 시·군의회도 정부 권고에 따라 조만간 규칙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잇단 논란으로 해외연수 폐지 요구에 직면했던 지방의회가 개선 노력에 나서면서 실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지 주목되고 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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