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권 취재부 부국장

 

유환권 취재부 부국장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김정섭 공주시장의 변화된 ‘워딩’에 지역정가와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공주보에 대해 ‘혐오의 언어’를 퍼붓던 한국당 중앙 정치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직설화법으로 때린게 예다.

발언에 녹아있는 의미역(意味譯)의 범주가 꽤 넓고 공주 흠집내기를 견제하는 타이밍도 좋았다. 기자들이 즐겨 찾는 소재 즉, 정치인의 정치인 비판까지 계산해 넣었다. 중앙정치인의 발언을 ‘조야한’ 수준으로 본 직격은 백미였다.

사실 그동안 문재인 정부 성토에 애꿎은 공주보를 숙주 삼아 ‘킬체인’으로 활용해 온 한국당이다.

그러나 김 시장은 노련했다. 그는 “시민들의 갈등을 부추기는 외부의 ‘침입’을 원치 않는다”며 “정치인들이 사익을 노리며 공주보를 악용는 행위는 용인치 않겠다”고 단언했다. 착한 시민들 볼모로 싸움질 시키지 말라는 경고였으되, 인기를 얻는데 매우 효율적인 메시지였다.

정치인의 변신은 반대 쪽의 비판과 언론의 검증을 견뎌낼 만큼의 맷집을 바탕으로 한다. 김 시장은 이 부분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 듯 하다.

김시장이 이번에 화석처럼 노회한 이념의 잣대 만으로는 민심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그게 ‘목민관’의 미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공주보에 대한 김 시장의 화법 변화는 누구도 풀지 못하게 동여 맨 프리기아의 왕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끊어버린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떠올리게 한다.

김 시장이 앞으로 공주보 문제에 대해 여야 모두의 앞에서 진정 당당하게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버리는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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