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준 주무관(충청북도진로교육원)

이문준 주무관(충청북도진로교육원)

(동양일보) ‘나는 어렸을 적 꿈이 무엇이었을까? 공무원이라는 현재의 내 직업이 과연 내게 적합한 최선의 진로선택일까?’ 스스로 선택한 진로이지만 어린 시절부터의 꿈을 되돌아보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과학경진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과학자의 꿈을 갖게 되었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 흥미에 대한 깊은 생각 없이 그저 과학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누군가가 “네 꿈이 뭐니?” 하고 물으면 자연스럽게 “과학자요.” 하고 대답을 하곤 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친구들이 “너는 손재주가 많으니 발명가를 해도 되겠다.” 하여 중학교 때의 꿈은 과학자에서 발명가로 바뀌었다. 하지만 사춘기를 심하게 겪으면서 발명에 대해 흥미도 점차 시들해졌고 발명가로서의 꿈도 자연스레 퇴색해 갔다.

고등학교 때는 사회적으로 컴퓨터가 한창 보급되던 시기였다. 처음 컴퓨터를 갖게 되면서 컴퓨터그래픽에 푹 빠졌다. 컴퓨터그래픽의 매력에 빠지면서 장래의 꿈은 시각디자이너로 또다시 바뀌었다. 시각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회화를 비롯한 기본적인 그림솜씨와 디자인 능력이 필요했다. 미대 진학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과정이 필요했지만, 그에 대한 준비과정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여의치 않아 그 꿈을 살리지 못했다.

결국 나이가 들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구체적인 직업에 대해 고민을 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직업의 안정성, 발전 전망, 사회적인 인식과 대우, 능력 등을 고려해 공무원으로 진로를 선택했다. 과거 학창시절의 꿈과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때, 체험하고 꿈꾸었던 시각디자이너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성인이 되어 다른 일에 종사하면서도 여전히 계속되었다. 급기야 2007년 청주 관내 학교에 근무할 때, 청주교육지원청 로고 전국 공모전에 응모하여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7년 9월에 새로 개원한 충북진로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부터는, 디자인마을을 담당하며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서의 업무와 디자인마을 운영을 함께 하고 있다. 진로교육원 기관 로고를 디자인하여 특허청에 상표권 특허를 등록까지 했다. 어릴 적의 흥미와 관심, 체험이 성인이 되어 다른 일에 종사하면서도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진로교육원에는 연간 약 5만여 명의 학생들이 진로체험을 온다. 극소수의 학생들은 구체적이고 확고한 꿈을 갖고 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진로가 불투명하다. 학생들 개개인이 성장하면서 스스로 체험하는 내용과 깊이에 따라 꿈도 다양하게 변해 가리라 본다. 지금 당장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더라도 진로교육원에서의 다양한 진로체험활동이 먼 훗날 우연한 기회와 계기를 통해 자신의 색깔로 구체화되면서 진로선택에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그래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다가 포기하거나 멈추거나 좌절하는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진로란, 한 가지 직업에 대한 목표를 결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한 길을 설계하고 그 길을 가다가 다른 길로 가더라도 그곳에서 또 새로운 방향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진로교육원의 행정지원 업무 외에 디자인마을을 맡아 운영 지원을 하면서, 충북진로교육의 비전인 ‘꿈 찾고 행복 이루는 진로교육 실현’에 크게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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