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국회의원 경선 불가피…정치 신인 20% 가산점
선출직 공직자 중도 사퇴 출마…감산점 30% 대폭 강화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룰을 확정하면서 출마를 준비 중인 충북지역 후보군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총선제도기획단장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1대 총선 공천심사 및 경선방법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공천룰은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치 소외계층’ 참여를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역 의원의 경우 경선을 치른다는 원칙을 반드시 준수하기로 했다.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한 인원은 공천 심사에서 20% 감산이 적용된다.
선출직 공직자가 중도 사퇴하고 총선에 나설 경우 감산범위는 종전 10%에서 30%까지 강화됐다.
이전에 경선에 불복해 탈당하거나 제명 등의 징계가 있는 경우에도 경선 감산을 최대 25%까지로 끌어올렸다. 정치신인은 공천심사 시 10~20% 범위 내에서 가산점을 받는다.
이 밖에 음주운전·성범죄·병역비리 등 공직선거후보자 자격 및 도덕성 기준을 강화하고, 여성·청년·장애인·당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 대한 가산점은 최고 25%로 높였다.
이 같은 공천룰에 따라 충북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군에게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4선의 변재일(청주 청원)·오제세(청주 서원), 재선의 도종환(청주 흥덕) 의원, 지난해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삼(제천·단양) 등 현역들은 전략공천으로 본선에 직행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현재 청주 청원구는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 서원구는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과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흥덕구는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제천·단양은 이근규 전 제천시장과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중 이장섭 부지사는 정치신인 가산점도 받을 확률이 높다. 이 부지사는 단 한 번도 선거에 나서지 않은 정치신인이다.
나머지는 정치 신인에 해당되지 않는다. 민주당 당헌에는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각급 선거에 후보자로 등록했던 자는 물론, 당내경선에 출마했던 자도 정치신인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면 이광희 전 도의원은 물론 20대 총선 때 경선에 나섰던 정균영 상임감사는 정치신인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근규 제천시장과 이경용 전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제천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 청주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중도 하차했던 유행열 전 선임행정관의 경우는 당의 해석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 상당구도 상황이 복잡해졌다.
정정순 지역위원장, 장선배 도의회 의장,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모두 경선을 치른다고 가정했을 때 정치신인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이현웅 원장뿐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청주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전력이 있는데다, 민주당 당헌상으로도 지역위원장에게는 정치신인 가산점이 부여되지 않는다.
충북도의원을 지내고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력이 있는 김형근 사장도 마찬가지다.
장 의장은 불이익이 가장 크다. 선출직인 그가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할 경우 이번 공천룰에 따라 30% 감산을 받기 때문이다. 보궐선거로 인한 지자체 예산 낭비와 당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한 룰이 적용되는 것이다.
장 의장 으로서는 이 같은 페널티를 안고서라도 총선에 나설 것인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