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청주시흥덕구민원지적과 주무관

 

(동양일보)

우리 집에는 상어‧사자‧공룡‧자동차‧비행기 모양 등 다양한 변신로봇 장난감이 있다. 마트를 갈 때마다, 생일‧크리스마스‧어린이날같이 특별한 날마다 사다 보니 어느새 많아졌다. 이제는 그만 사야지 싶어 아이를 달래고 나 또한 결심을 해봐도 애처로운 아이의 눈빛을 보면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곤 한다.

장난감을 사 줄 때와 책을 사 줄 때의 기분은 달랐다. 장난감을 사 줄 때는 어차피 싫증나면 안 가지고 놀 테니 아깝다는 생각에 본전 생각이 많이 났고, 책을 사 줄 때는 뿌듯함과 만족감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고, 운동도 잘했으면 좋겠고, 리더십도 있었으면 좋겠고… 욕심이 점점 커져갔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랐지만 아이가 남들보다 뛰어났으면 하는 욕심에 엄마의 생각을 강요했던 것 같다.

얼마 전 큰 아이가 학교에서 ‘나의 장래희망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적어보세요’라는 제목의 과제를 해 왔다.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아이의 장래희망은 프로게이머이다.

‘내 꿈을 위해 올 한 해 노력한 일은 ▷게임기가 있는 키즈 카페에 가서 열심히 게임을 함, ▷게임을 하다 10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다시 게임을 함, ▷여러 가지 게임을 번갈아 가면서 함, ▷어려운 게임도 불평하지 않고 해봄.’

아이가 적어놓은 리스트를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기도, 걱정스럽기도, 기특하기도 했다. 게임에 너무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아이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노력을 해야 그 꿈을 이룰 수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아 대견스럽기도 한 것이다.

나도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 중의 하나이다. 청주에 어느 학원이 유명하고, 영어공부는 어떻게 시키고, 수학은 어떻게 해야 하고, 책 읽기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 여기저기 정보 검색도 많이 하고 신경도 많이 쓴다고 생각한다. 교육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많아질수록 사실 욕심이 생기지만 이럴 때마다 우리 아이가 지금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게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생각해보려 노력한다.

장난감을 사야 하나, 책을 사야 하나 고민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엄마가 만족스러운 것을 항상 고민하고 저울질해 보려고 매번 다짐한다. 아이가 원하는 인생을 살도록 앞길에 든든한 조력자가 돼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부모가 원하는 아이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닌 나는 항상 행복한 사람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키우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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