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불법소각·홍살문 훼손 7개월째 방치

논산시가 돈암서원을 제대로 관리 안해 국가 사적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부러진지 7개월째 방치되고 있는 홍살문, 서원입구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 4월말까지 한번도 점검을 안한 소화기, 서원 경내에서 불법 쓰레기 소각을 한 모습, 말라 죽은 대나무 숲, 서원 담장에 걸쳐 놓아 문화재의 이미지를 망치고 있는 대형 걸레, 평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국가 사적 돈암서원이 논산시의 관리부실로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적지 안에 드럼통을 갖다 놓고 불법 소각을 하는가 하면, 파손된 홍살문은 7개월째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채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 상태다.

돈암서원은 지방 유림의 거목 김장생(金長生)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634년(인조12)에 창건, 1993년 10월 국가 사적 383호로 지정됐다.

10일까지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논산시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2차에 걸쳐 사적지 정비를 실시했다. 총 19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주변의 전답을 매입해 현재 전체 면적은 2만5000㎡에 이른다.

하지만 1번국도를 지나 서원으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입구 오른쪽에 버려져 있는 대형 쓰레기 더미다. 마대자루에 담겨 있는 쓰레기는 서원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한 한옥마을 건축 부재로 보였다.

경내 홍살문은 상단부가 파손된채 흉물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천안시 모 유림단체의 방문객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가 부러뜨린 것으로, 재제작에는 약 15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산시 관계자는 “훼손한 당사자측에 비용을 청구, 곧 원상복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당 오른쪽 문화해설사의 집에서는 건물 동(棟) 담장에 길다란 대걸레를 빨아 말리고 있었다. 국가 사적이 아닌 여염집 풍경이다.

특히 담장 옆과 화장실 사이에는 불법 소각을 하는 드럼형 쓰레기통이 놓여 있다.

논산시가 쓰레기 불법 소각을 금지하고 있는 소방기본법, 산림보호법, 폐기물관리법을 모두 위반한 셈이다.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불법 소각중 불똥이 튈 경우 인근 산자락에 화재를 일으킬 위험은 물론 국가 문화재 시설의 전소를 위협한다.

산앙루 주변 바닥은 평탄화 작업이 부실하게 끝난 탓에 울퉁불퉁 어지럽게 패여 있고, 비가 오면 더욱 심해진다. 주변에는 많은 잡초가 자라 있다.

돈암서원 입구 왼쪽에 조성된 100여평 안팎의 대나무 숲은 가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를 안해 대부분 말라 죽었다. 사적지를 더욱 을씨년스럽게 한다.

시 관계자는 “심은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해명 했지만 현재까지의 생육 상태로 볼 때 회생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화장실 주변은 석축을 안해 흙이 무너져 내리는가 하면, 그조차도 다지지 않은 상태로 공사를 마쳐 이용객들이 밟을 때마다 붕괴와 먼지를 동시에 일으킨다.

시는 전통 조경 기법상 석축이나 잔디는 적절치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원을 방문한 관광객 A씨는 “계곡처럼 패인 경사로가 너무나 보기 안좋고, 장마철에는 흙이 죄다 쓸려 내려가기 십상”이라며 배수로가 막힐 위험도 지적했다. 논산 유환권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