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

스승의 날의 직접적인 계기는 1963년 충남 강경고등학교의 윤석란(당시 17세) 학생이 병석에 누워계신 선생님을 방문해 선행을 베풀다 당시 청소년 적십자단 JRC (현 RCY)들과 함께 별도로 날을 잡아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퇴직한 선생님들을 찾아뵙는 행사를 마련했었다. 이 행사가 충남 전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산되어 1965년 4월 23일 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실시되어 올해 67주년을 맞게 된 것이다. 1973년도 행정부에서 서정쇄신 운운하면서 폐지되었다가 그로부터 10년 뒤인 1982년에 부활되었다. 스승의 날에는 교육공로자들에게 포상을 하고, 각 급 학교의 학부모회, 동창회, 사회단체들에서 교육에 수고가 많은 교직자들을 위한 사은행사를 하기도 한다. 스승의 날은 본래, 교권 존중과 교육자들의 사기앙양, 그리고 명예존중, 지위향상을 위하여 제정되었으나, 일부 교사와 학부형에 의한 촌지수수 등의 탈선으로 말미암아 해마다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대다수 열악한 환경에서 정말 혼신을 다하여 교육에 투신하면서도 극히 일부 교사의 실수를 문제 삼아 참된 스승으로서 더욱 정진하려는 뜻깊은 스승의 날에 전체 교직자에 대한 비난 공세를 퍼부어 교사들의 사기를 우직끈 부러트리는 것은 올바른 사회행태가 아니라고 본다. 거기다가 설상가상으로 스승의 날만 다가오면 온갖 매스컴들이 일제히 너도나도 다투어가며 극히 일부 선생님들의 비리, 실수, 무능, 촌지수수 등의 사례를 온 세상에 보도하기 시작한다. 이런 현실에 어찌 선생님들이 스승의 날을 반기겠는가! 오히려 풀죽은 모습으로 고개 숙이고 왜! 스승의 날을 만들었느냐고 원망스러워한다. 국군의 날에 국군을, 경찰의 날에 경찰을, 소방의 날에 소방관을 질타하고 기죽이는 것을 본적이 없다. 왜 스승의 날만 전후해 선생님들의 기를 죽이는가! 말없이 묵묵히 사도의 길을 가는 수많은 대다수의 선생님들의 미담은 소개하는데 왜 그리 인색한가! 필자도 1972년에 선생님의 첫발을 내디딘 지 교직경력 43년 만에 정년퇴직을 하였다. 80년대 까지만 하여도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것처럼 선생님을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모든 주민 아니, 전 국민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존경했었다. 교직경력 2년째이던 1974년에 음성 삼성초등학교재직때 학부모 집을 가정방문 하였을 때 일이다. 싸립문에 들어서자마자 안방 문을 박차고 할아버님이 맨발로 “아이구 선상님 오셨슈! 어서 방으로 들어가시지유” 순간 집안에 비상이 걸렸다. “어유! 선상님 우리 철부지 손녀딸을 가르쳐 주시느라고 월매나 속을 썩어유! 고맙구먼유” 나한테도 할아버지뻘인 그 분이 24살 총각 선생님 앞에서 무릎을 조아리며 말씀하시던 그 날의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온다. 스승의 날은 내 아이의 스승에게 내 자식만 부탁하는 날이 아니고 나를 가르쳐준 스승을 찾아뵙거나 안부전화라도 드리는 미풍양식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내 자식이 본받게 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사도헌장의 전문을 다시금 새겨본다. 오늘의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과 내일의 국운을 좌우한다. 우리는 국민교육의 수임자로서 존경받는 스승이요, 신뢰받는 선도자임을 자각해야한다. 이에 긍지와 사명을 새로이 명심하고 스승의 길을 밝힌다. 스승의 주된 임무는 제자로 하여금 고매한 인격과 자주 정신을 가지고 국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유능한 국민을 육성하는 데 있다. 스승의 자질은 스승은 스승다워야 하며 제자의 거울이 되고 국민의 사표가 되어야 한다. 스승의 책임에는 스승은 제자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하여 맡은 바 책임을 다하여야한다. 스승은 제자의 성장 발달을 돕기 위하여 학부모와 협력하며, 학교와 사회와의 상호작용의 원동력이 되고 국가 발전의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 어찌 스승이 없었다면 김연아가 세계에 요정피겨퀸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펄럭이는 올림픽에서 값진 금메달로 애국심과 감동을 줄 수 있으며, 이상화가 빙상에서 세계를 제패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또한 우리 국민 모두가 스승 없이 지금 자신들의 일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가 있단 말인가? 영원한 나의 모든 스승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모든 선생님들 스승의 날에 기죽지 맙시다! 무명교사 예찬사를 되뇌어 본다. 유명한 교육자는 새로운 교육학의 체계를 세우나, 젊은이를 건져서 이끄는 자는 무명의 교사로다. 그가 켜는 수많은 촛불, 그 빛은 후일에 그에게 되돌아와 그를 기쁘게 하노니, 이것이야말로 그가 받는 보상이로다. 무명의 교사보다 예찬을 받아 마땅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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