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 지역 담당

 

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많은 차량이 오가는 천안시 신방동 향촌 현대아파트 앞과 신부동 시민문화여성회관 사거리 횡단보도 신호등 기둥에 노란색 물체가 눈에 띈다. 접힌 부분을 펴자 앉을 수 있는 의자로 변신했다.

어르신들이 무단횡단하지 않도록 앉아 쉬면서 신호를 기다릴 수 있는 ‘장수 의자’다.

천안시가 최근 110만원의 예산을 들여 노인 무단횡단이 많은 지역과 교통이 혼잡한 지역 등 총 108곳에 장수의자를 설치해 노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무단횡단으로 사망하는 노인이 300명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행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 4185명 중 보행 사망자는 40%(1675명)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노인 보행 사망자가 54%(906명)에 이른다. 이중 37%(335명)가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도로를 건너는 노인의 상당수가 파란불을 기다리가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곁에서 지켜본 경기도 남양주시 한 파출소장이 아이디어를 내 만들어진 의자가 바로 장수의자다.

눈에 쉽게 보이도록 노란색으로 설치된 장수의자는 평소에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유압쇼바를 장착해 의자를 한손으로 살짝 내리면 편안히 앉을 수 있고 일어나면 자동으로 접히도록 만들어졌다. 의자에는 '무단횡단 안하면 장수하십니다.'라는 스티커를 부착해 무단행단을 다시금 생각하도록 했다.

‘무단횡단을 하지 말자’는 구호에 앞서 그 원인을 헤아린 한 경찰관의 배려심 깊은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길 바란다. 천안 최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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