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세종 대평초등학교 교사

김현경 세종 대평초등학교 교사

(동양일보) !!!이란 단어는 참 어렵다.

하늘 높은 존재라는 생각에 거리감도 있고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되는 그런 존재다.

우리네 부모들 세대의 선생님은 그랬다.

세월이 지나고 갑질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등 스승과 제자, 학부모와의 삼각관계가 형성되며 서로의 눈치를 살펴야 되는 시대가 됐다.

교사도 학생들에게 묘한 거리감이 생겼고 학생들은 교사들의 빈틈을 찾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찾은 빈틈을 장전하고 있다가 언제든지 발포할 수 있는 무기로 갖고 있는 시대다.

인정이란 단어가 교실에서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개인주의적 교실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접할 때면 차가운 마음이 따뜻하게 돌아선다. 그리고 한 번 더 교사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와 함께 존경심을 채우게 된다.

대평초등학교 강희용 교장선생님은 지난해 3월 개교 이래 항상 가장 먼저 출근을 한다. ‘아이들을 만나는 게 항상 설레인다는 강 교장은 먼저 와서 짧게 결재할 것을 마치고 밖으로 나선다. 물론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금부터는 학생들과 친구가 되는 시간이다. 횡단보도 이곳저곳 녹색어머니회의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를 하고 아이들을 맞는다.

홍길동~”,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횡단보도 건너는 것을 지켜본다. 아이들도 이젠 친구가 되어 횡단보도 불이 켜지기까지 교장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런 풍경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날이면 언제나 볼 수 있는 흔한 광경이다.

대평초는 전교생이 684명이다. 제법 많은 숫자인데 많은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니 어찌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심지어는 교장실에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방문할 때가 많다. 보통 교장실이면 선생님과 학부모의 방문이 많은데 대평초등학교는 아이들의 방문이 많은 학교다.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해 경찰서 교통과에 직접 전화를 걸어 대평초등학교 주변 횡단보도의 신호등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365일 내내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수없이 바뀌게 될 자신의 꿈을 안고 다시 나를 찾아 올 아이들을 생각하면 기쁨이 더하다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며 꿈을 키워가는 학생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복도를 걷던 1학년 아이들이 교장선생님~!!”이라고 큰소리로 부르며 달려가 안긴다. 교장선생님도 아이들을 환한 웃음으로 맞아준다.

어색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대평초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나 하교시간에도 종종 교장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아이들 속에 있을 때 행복함을 느끼는 교장선생님이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며 기쁘게 맞아주기 때문에 생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아이들도 학교장이라는 거리감이 아닌 친근한 교장선생님으로 다가서고 있다.

스승의 날, 인정 넘치는 학교를 다시 한 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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